정치배주환

야권 '기호' 대논쟁 "4번 달면 패배"…"2번은 7연패"

입력 | 2021-03-03 10:36   수정 | 2021-03-03 10:38
야권 단일후보의 ′출마기호′를 둘러싼 논란에 국민의힘 경선주자들도 가세했습니다.

국민의힘 기호인 ′2번′을 달아야만 승산이 있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과 ′기호 4번′을 고수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입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호 4번을 달면 선거에서 패한다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 확률이 높다″고 답했습니다.
오 후보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 당세가 확실히 차이가 나지 않나″라며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는 게 아마 득표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후보 역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모든 당원, 또 우리 당을 좋아하는 분들이 다 투표장에 열렬히 나가려면, 2번을 달지 않은 안 후보는 제약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밝혔습니다.

또 ″당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다″며 ″당의 힘을 가진 후보가 뒷심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로 최종 단일화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기호 4번 안철수′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밀어줄 것인가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기호 2번을 달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안 후보는 오늘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기호 1번과 2번의 대결이라면 2번은 지금까지 서울에서 7연패를 했다″며 ″계속 진 방법보다는 이기는 방법을 찾자고 협의하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군지에만 관심이 있다″며 ″기호가 몇 번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하는 분은 만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말 7연패일까요? 팩트체크를 해보니 최근 10년간 서울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들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2년 대선,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민주당 계열 정당들에게 7번을 졌습니다.

(총선은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다만, 2012년 19대 총선은 새누리당 42.28%, 민주통합당 38.16%이었는데, 이마저도 자유선진당이 2.11%, 통합진보당 10.56%였던 것을 고려하면 범진보 계열의 정당들의 득표율이 더 높았습니다.

안 후보는 또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려면 ′비민주 비국민의힘′ 성향의 지지자들을 결집시켜야 한다″며 그러려면 기호 2번보다 4번이 낫다는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내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최종 선출되면 양측의 단일화 실무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데, 기호를 둘러싼 양측의 샅바싸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