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남효정
해군 강감찬함의 함장이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정 모 일병을 ′관심 병사′로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최근 해군본부 군사경찰대로부터 ″함장이 정 일병을 이른바 ′관심병사′를 뜻하는 ′신상특이장병′으로 상부에 보고했다는 수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강의원에 따르면, 강감찬함 함장은 지난 3월 세 차례에 걸쳐 피해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다가 정 일병이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된 이후인 4월에야 ′신상특이장병′으로 발생 보고를 했습니다.
부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해서는 ′병영부조리′ 발생으로 보고하지만, 함장은 ′신상특이장병′으로 보고한 겁니다.
또 함장은 부대 내 가혹 행위 신고를 받으면 즉시 상관에게 보고하거나 군 인권보호관, 군 수사기관에 알려야 하는 신고 의무도 위반했습니다.
부대관리 훈령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도록 규정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함장은 정 일병이 가해자의 전출과 비밀유지를 요청했으나 ′대화′를 이유로 가해자들과 대면시키기도 했습니다.
이후 정 일병은 육상 전출을 희망했지만, 국군 대전병원과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4월에야 요청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정 일병은 국방헬프콜을 통해 5차례 상담을 받기도 했지만 큰 도움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감찬함은 지난 4월 가해병사 3명을 군기지도위원회에 넘겨 ′외박 1회 제한′ 처분을 했습니다.
법무실에 징계 번호를 요청해 정식 징계하는 행정 처분 방식이 있는데, 자체 규율에 맡긴 겁니다.
지난 6월 정 일병이 사망하자 해군은 가해 병사 1명에 대해 ′직무수행군인 폭행′ 혐의로 형사 입건했고, 나머지 가해 병사 2명에 대해선 ′폭언′ 혐의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강감찬함 상급부대는 해군 법무실에 함장의 지휘감독소홀을 통보했고, 법무실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군 경찰은 가해 병사 3명 외에도 유족이 제기한 집단 따돌림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