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임상재

"3년 간 아동학대 사망, 정부 통계보다 최대 4.3배 많을 수 있어"

입력 | 2021-05-16 10:48   수정 | 2021-05-16 10:49
학대로 숨진 아동이 정부 통계보다 최대 4.3배 많을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김희송 국과수 법심리실장은 과학수사 소식지를 통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발생한 아동 변사사건 1천여 건의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최대 391명이 학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집계된 공식 아동학대 사망자는 모두 90명으로, 실제 학대 사망 아동이 정부 공식 통계보다 최대 4.3배 많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 실장은 ″아동학대에 따른 사망으로 계부와 계모 등에 의해 고문과도 같은 괴롭힘을 당하다가 사망하는 사례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학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을 뿐 학대나 방임으로 추정되는 죽음이 매우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좁은 범위와 유형만을 검토해 놓쳤던 은밀한 살해는 없었는지 아동학대에 따른 살해의 정의를 재정립해 1백여 가지 변수를 바탕으로 부검 자료를 전수 조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생신고 조차 되지 않은 신생아 살해나 ′일가족 동반자살′ 등 부모가 살해후 자살한 경우도 모두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에 속한다는 게 김 실장의 분석입니다.

일례로 1살이 안된 영아가 친모나 가족 구성원에 의해 질식되거나 방치돼 사망하면 아기의 몸에 뚜렷한 외상이 남아있지 않을 때가 많아 사인이 ′영아급사증후군′이나 ′불명′으로 분류됩니다.

김 실장은 이 경우 학대 혐의가 입증되지 못했을 뿐 사실상 50%는 학대나 방임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됐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할 때 ″우리 사회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정인이′가 있을지 모르고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숫자는 사실 ′빙산의 일각′만을 보여주고 있던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해준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