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03 21:11 수정 | 2021-10-03 21:11
3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남양유업과 홍원식 회장 일가의 각종 비리와 갑질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남양유업. 그러나 그 사건은 남양유업의 몰락을 알리는 첫 신호탄에 불과했다.
그 뒤로도 남양유업은 각종 구설과 논란을 일으키며 소비자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했다.
<b style=″font-family:none;″>남양유업 회장님 댁 가사도우미의 폭로 <스트레이트>는 14년 동안 남양유업 홍회장 자택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해 온 서모씨를 단독 인터뷰했다.</b>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6월 19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무려 17명이 참석한 만찬이 열렸다.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이 주최한 만찬이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미술전시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이 고문이, 당시 관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던 것이다.
<스트레이트> 취재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는 미술관 대표와 기업 임원, 디자이너 등 17명이었고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5시간 동안 모임이 이어졌다.
특히 부산시 최고 방역책임자인 박형준 부산시장까지 부인을 동반하고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이날 만찬을 준비한 사람들은 남양유업의 직원들이었다.
수삼 좁쌀죽, 킹크랩 굴림만두, 전복쌈, 수란채와 ′설야멱적′ 등 고급 코스 요리가 나왔고 이 음식들은 남양유업 직원 3명이 준비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홍 회장 자택 만찬에 남양유업 직원들이 동원된 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스트레이트>와 인터뷰한 가사도우미 서씨는 그동안 남양유업 자택에서 열렸던 거의 모든 만찬에 대해 꼼꼼히 기록한 수첩을 갖고 있었다.
서씨에 따르면, 광고 모델과의 자택 만찬도 남양유업 직원들이 준비했고, 심지어 가족 행사인 성묘 음식마저 외식사업부 직원들이 준비해야 했다.
<b style=″font-family:none;″>회장님댁 수행기사 궂은일 도맡아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자택 가사도우미였던 서씨는 수행기사들이 집안 청소와 김장 담그기, 장보기는 물론 골프 캐디까지 온갖 잡일을 해야 했다.</b>
<스트레이트>가 단독 인터뷰한 가사도우미 서씨는 홍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이 ″속옷 심부름까지 수행 기사에게 시켰다″고 폭로했다.
또 시킨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바보냐, 치매냐, 나가라″는 등 폭언이 이어졌고 심지어 ″몽둥이를 가져와라″는 식의 인격 모독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b style=″font-family:none;″>분유회사가 육아휴직 여직원에 인사보복 <스트레이트>는 또 육아휴직을 냈다가 인사보복을 당한 남양유업 전 광고팀장 최모씨를 인터뷰했다.</b>
최씨는 남양유업 광고팀에서 10여년간 주말도 없이 일해 최연소 여성 팀장까지 올랐던 여직원이었다.
그런데 육아휴직 후 돌아온 최씨에게 남양유업은 납득할 수 없는 인사를 잇따라 발령냈다.
<스트레이트> 취재에 따르면, 2016년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최씨는 탕비실 옆 빈자리에서 광고팀 업무와 무관한 단순업무를 해야 했다.
11개월 뒤엔, 갑자기 경기도 고양의 물류센터로 발령이 났고, 7개월 뒤엔 충남 천안의 공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런데 이같은 인사 보복 조치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직접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홍 회장은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지금 못 견디게 해. 위법은 하는 건 아니지만 좀 한계선상을 걸으라 그 얘기야. 그런 게,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어.″ 라며 인사 담당자에게 지시했다.
육아휴직을 했다가 인사 보복을 당한 최씨는 <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남양유업은 분유회사다.
최초 소비자가 엄마인데, 남양유업은 오히려 여자와 엄마를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며 한탄했다.
<b style=″font-family:none;″> 남양유업 매각하겠다던 홍원식 회장, 돌연 취소 논란 <스트레이트>는 또 남양유업 매각 무산 논란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b>
지난 4월, 남양유업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 효과가 있다는 엉터리 발표 이후 남양유업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우리 법은 의약품이 아닌 식품을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남양유업이 이를 정면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고발, 경찰 압수수색, 세종시의 공장 영업정지 통보 등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5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눈물까지 흘린 홍 회장은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직접 말했다.
또 남양유업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게 매각하겠다고 발표했고,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9월 1일 홍원식 회장은 한앤컴퍼니에게 남양유업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
<스트레이트>는 매각발표 이후 남양유업 주가가 급등하자 홍원식 회장이 매각가를 더 높여달라고 요구했고 이과정에서 한앤컴퍼니와 갈등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스트레이트>와 인터뷰한 남양유업 전 핵심관계자는 ″홍회장의 추가 요구 사항 중에 아들 홍진석 대표이사직을 일정기간 유지하고 자회사인 백미당은 팔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다″고 폭로했다.
<b style=″font-family:none;″> 홍원식 회장 지분 51%로 남양유업 독단 경영 <스트레이트>는 남양유업의 몰락 이유로 홍회장의 지분율을 꼽았다.</b>
홍원식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은 51%로 특수관계인을 합하면 53%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홍회장의 독단적 경영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 허일후 MC는 ″홍회장 일가의 일탈행위와 남양유업의 갑질 영업 등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지적했고, 김효엽 MC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