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현경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씨가 오늘 향년 89세로 숨졌습니다.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씨는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1932년 경북 달성군에서 태어난 노 씨는 보안사령관, 체육부·내무부 장관, 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를 지냈습니다.
노 씨는 육군 9사단장이던 1979년 12월12일 육사 11기 동기생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하나회′ 세력의 핵심으로서 군사쿠데타를 주도했습니다.
쿠데타 이후 신군부의 2인자로서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을 거친 뒤 대장으로 예편, 정무2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이어 초대 체육부 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민정당 대표를 거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했습니다.
5공화국 말기 전두환 정권 후계자로 부상해 1987년 6월10일 올림픽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지명됐습니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였지만 야권 후보가 분열되면서 같은 해 연말 대선에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보통사람 노태우′를 구호로 내걸고 대통령에 선출된 뒤 민주주의 정착과 외교적 지위 향상, 토지공개념 도입 같은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퇴임 후 12·12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 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두환과 수감됐고 징역 17년과 추징금 2천600억여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997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지만, 추징금 미납 논란에 시달리다가 지난 2013년 9월 완납했습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아들 재헌씨가 있으며, 소영 씨와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사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