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재훈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반대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19세 여성의 시신을 도굴했다고, 미얀마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지시간 5일 오후 3시쯤 만달레이의 한 공동묘지에 군인들이 들이닥쳐 지난 3일 쿠데타 반대 시위 때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숨진 치알 신의 시신을 도굴해갔습니다.
군인들은 공동묘지 입구를 봉쇄한 뒤 직원에게 총을 겨누며 이 같은 행각을 벌였습니다.
이 사건은 미얀마 국영 매체가 ″치알 신이 실탄을 맞았으면 머리가 망가졌을 것″이라며 ″경찰의 무기에 의해 부상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보도를 한 직후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치알 신의 시신을 확보한 후 사망 원인을 조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치알 신은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해 이 문구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태권도를 배우며 댄서로 활동하기도 했던 치알 신은 특히 시위 참여에 앞서 죽음까지 각오한 듯 자신의 SNS에 혈액형, 비상 연락처와 함께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미얀마 군정은 지난달 9일 수도 네피도 시위 현장에서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진 20세 먀 뚜웨 뚜웨 카인의 사인과 관련해, 검시 보고서를 인용해 ″경찰이 쓰는 탄환과 다르다″면서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