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혜연
말레이시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미얀마 축구선수가 미얀마 군부를 겨냥해 골 세리머니로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가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셀랑고르FC에서 뛰고 있는 미얀마 선수 헤인 텟 아웅은 이번 달 6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골을 넣은 뒤 세 손가락 경례를 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자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헤인 텟 아웅 선수에게 한 경기 출전정지를 명령하고, 또다시 그러한 행동을 되풀이하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축구는 인종, 종교, 정치를 초월해야 한다″며 ″축구는 사람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분열시키지 말아야 하며 누구의 편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헤인 텟 아웅 선수의 출전정지 소식을 SNS를 통해 전하며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헤인 텟 아웅에게는 ″용기에 감사를 드린다″며, ″어디에 있든 우리의 형제″라고 박수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