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6-03 11:12 수정 | 2021-06-03 11:16
<b style=″font-family:none;″><이스라엘, 반(反) 네타냐후 연정 극적 타결> </b>
15년 2개월간 장기 집권한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물러나게 됐습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목표로 모인 ′반 네타냐후′ 9개 정당이 현지시간 2일 연립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야권 반란′에 이스라엘 최장기 집권 마감하는 네타냐후> </b>
이로써 원내 제1당 리쿠드당을 중심으로 우파 연정을 꾸리려다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는 2009년 3월 31일 재집권 이후 12년 2개월간 유지해온 총리직을 내려놓고 야당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네타냐후는 이전 3년을 포함하면 모두 15년2개월 간 총리직에 있던 셈입니다.
이스라엘 우파의 상징적 인물인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96년 만 46세로 최연소 총리, 이스라엘 건국 이후 자국에서 출생한 첫 총리라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그동안 우파를 대표하는 리쿠드당과 유대교 기반의 정당들을 권력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 등에 대한 초강경 노선으로 우파의 결집을 유도했습니다.
이런 그의 강경 기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의 든든한 후원을 받았지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생,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추진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부패 혐의 연루로 결국 형사 처벌 위기> </b>
또 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서두른 백신 접종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냈지만 그의 총리직을 연장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실각한 네타냐후는 수뢰와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보호막 없이 형사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등으로부터 몇 년간 고급 샴페인과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9개 정당 참여 ′무지개 연정′‥극우 성향 포함해 좌우·아랍계 동거는 처음></b>
이번 연정에는 지난 3월 총선에서 원내 제2당이 된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 중도 성향의 청백당,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 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참여했습니다.
또 우파 성향의 ′뉴 호프′와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 리스트′,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 극우 성향의 야미나, 아랍계 정당 라암도 합류했습니다.
이들 9개 정당이 보유한 의석수는 모두 68석으로, 전체 의회 의석수 120석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들 정당은 제3지대에 있던 극우 성향 야미나가 지난달 31일 연정 참여를 선언한 뒤 마라톤협상을 통해 마감 시한을 1시간가량 앞두고 극적인 합의를 끌어냈습니다.
막판에는 제3지대에 머물던 아랍계 정당 라암까지 합류하면서 세가 더 커졌습니다.
중도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 아랍계가 함께 손을 잡은 연정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주일 안에 실시되는 의회 신임 투표 절차만 거치면 이들 정당이 참여하는 ′무지개′ 연정이 공식화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차기 정부 총리 베네트· TV앵커 출신 라피드가 2년씩 맡기로> </b>
연정을 주도하는 원내 제2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성명을 통해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정 타결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전 합의에 따라 우익 성향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총리직을, 중도 성향의 예시 야티드의 라피드 대표가 외무장관직을 맡고, 2년 뒤에는 두 사람이 역할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차기 총리 베네트는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 출신 극우 정치인> </b>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를 밀어내고 차기 총리 자리를 확보한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는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극우 정치인입니다.
그는 원내 의석이 7석에 불과한 소수당 대표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던 `반네타냐후 블록`의 부족한 의석을 채운 대가로 순번제 총리의 첫 주자 자리를 확보했습니다.
평소 그는 네타냐후보다 자신이 더 강력한 우파 정치인이라고 자처하면서도, 민족 간 증오와 갈등을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지난 3월 총선 이후 베네트는 친네타냐후도 반네타냐후도 아닌 ′제3지대′에 머물면서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다가, 결국 반네타냐후 진영과 권력분점을 통해 자신의 멘토인 네타냐후를 밀어내고 차기 총리 자리를 꿰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