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악몽′이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감지됐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항구에 입항하지 못한 채 앞바다에 둥둥 떠있는 화물선이 수 주 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달 한때 71척까지 불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달 초 기준으로는 60척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 화물선은 주로 의류, 가구, 전자제품, 장난감 등을 싣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출항해 태평양을 건너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연말 대목을 앞둔 수입 화물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입항과 하역 작업이 꽉 막힌 상황입니다.
실제로 LA와 롱비치 항구의 인력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RBC캐피털마켓은 분석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英, 컨테이너 5만 개 꽉 차‥″둘 곳 없어 회항도″</strong>
상황은 유럽, 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컨테이너 5만개가 쌓여 있는데, 더이상 하역 공간이 없어서 일부 화물선이 회항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세계적 해운사 머스크는 화물선 일부를 유럽 다른 지역으로 보낸 뒤 다시 작은 선박으로 갈아태우고 있으며, 이 때문에 배송은 최대 1주일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세계적 항만 물류 회사인 디피월드도 경고음을 냈습니다.
술탄 아흐메드 빈 술레이얌 디피월드 회장은 13일 두바이의 한 행사에 참석해 ″화물이 밀려있는 것은 복합적인 문제″라면서 ″언제 해결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오랜 시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향후 3∼4개월 안에 현재 5만6천 명 수준인 직원 수를 1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여파로 블랙 프라이데이(11월 26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화물선에 실린 물품이 자칫 마트 진열대까지 제때 도착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LOL 서프라이즈′라는 인형으로 유명한 완구업체 MGA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자사 제품들이 미국에 언제 도착할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11월 말 추수감사절에서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대목에 인형들이 상점 진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철이 지난 제품을 헐값에 떨이로 처분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자체 조달 나선 유통업체도‥철도망도 지연·마비</strong>
기존 해운사 대신 자체 조달에 나선 유통 업체도 많습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에 의존해서는 상품을 제때 진열대에 올려놓을 수 없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화물선 확보에 나선 겁니다.
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는 LA 항구가 아닌 별도 부두에 전세 선박을 입항시켜 짐을 내리고 있으며, 홈디포는 LA 항구를 피해 샌디에이고 항으로 전세 선박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육상 운송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앞서 중국 철도교통의 요지인 정저우시의 철도망이 기록적인 폭우로 마비되고, 카자흐스탄 국경 지대에서 중국의 군사훈련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철도 교통이 지연을 겪기도 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영국서 ′사재기′ 조짐‥장난감·게임기 주문 증가</strong>
물류 대란이 언제 풀릴지 뚜렷한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벌써부터 연말 쇼핑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해운사 머스크는 연말까지 물류 대란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영국 항만 당국은 6∼9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여파로 14일 현재 영국 유통 업체들에는 이미 장난감, 게임, 자전거 등의 주문이 증가했으며, 크리스마스 식탁에 올릴 냉동식품 주문도 껑충 뛰어올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습니다.
영국 내 장난감 매장 170곳을 운영하는 디엔터네이너 측은 ″현재 진열대가 가득 차 있긴 하지만 수요가 재고를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영국 전자제품 매장 아고스 등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5 같은 게임기가 이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또 자전거 판매점 할포드에서는 최근 3주간 판매가 21% 증가했으며, 재고 부족으로 배송 지연이 속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