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b style=″font-family:none;″><미국 휩쓰는 `렛츠고 브랜든` 열풍></b>
`렛츠고 브랜든`(Let`s Go Brandon)
요즘 미국에서는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이 구호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대로변이나 세차장 입구, 집회 현장,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관중석에도 등장합니다.
단순하게 번역하면 `힘내라 브랜든` 정도의 의미인데요.
이 구호는 주로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모방을 거듭하는 유행이 돼 이른바 ′밈(meme)′처럼 퍼져 나가며 대유행하고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자동차 경주대회 우승 인터뷰가 발단…바이든 풍자 구호로 확산></b>
이 구호가 탄생하게 된 발단은 지난달 2일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미국스톡카경주협회 주최의 자동차 경주대회입니다.
현장을 취재하던 NBC스포츠 기자는 이날 처음 우승한 28살의 브랜든 브라운이라는 선수를 생중계 인터뷰했는데요.
브라운이 인터뷰하는 동안 관중석에 있던 사람들이 뭐라 알아듣기 어려운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화면에 포착됐습니다.
기자는 ″관중들이 `렛츠고 브랜든`이라고 환호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방송 화면이 이어지면서 관중들이 외치는 구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욕하는`F**k 조 바이든`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공화당 지지자들은 `렛츠고 브랜든`을 `F**k 조 바이든`이란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정치풍자 밈이 된 것입니다.
<b style=″font-family:none;″><스포츠 경기장에서 시위현장, 기내방송까지 등장></b>
처음에는 주로 스포츠 경기장에서 등장했습니다.
지난달 9일 대학 미식축구 경기가 열린 앨라배마주 조던 헤어 스타디움에서 관중들은 ″렛츠고 브랜든″을 외쳤고 경기장 상공에는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매단 비행기까지 등장했습니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월드시리즈를 관람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한 야구팬 옆에서 ″가자 브랜든! 말해 봐″라고 부추기는 영상을 찍어 틱톡과 트위터로 공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홍보하려고 시카고 교외 건설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시위대가 `렛츠고 브랜든` 구호를 외쳤습니다.
심지어 지난달 31일에는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 조종사가 기내 방송을 하면서 ″렛츠고 브랜든″이라고 말했다가 내부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반색하는 트럼프 측..′렛츠고 브랜드′ 티셔츠까지 배포></b>
이런 현상을 두고 누구보다 반색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입니다.
트럼프 캠프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렛츠고 브랜든` 밈이 급속히 확산하는 것을 보고 같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경기장에서 관중들은 경기를 관람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렛츠고 브랜든″을 외치기 시작했고 트럼프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지금 `렛츠고 브랜든`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쓰입니다.
미국 각지 도로변에 이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세워졌고 지난달 16일에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한 세차장 출입구에 세워진 표지판에 `렛츠고 브랜든`이 등장했습니다.
표지판은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공식 석상에서 ″렛츠고 브랜든″을 외치는 장면도 흔해졌습니다.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렛츠고 브랜든`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와 풀오버 후드 등의 의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바이든에 등 돌린 유권자 분노 반영…″미국 정치에서 흔한 일″></b>
`렛츠고 브랜든` 구호가 이처럼 유행하는 현상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실망과 분노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 NBC방송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 71%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4월 53%에 달했던 바이든의 직무수행 지지율도 42%까지 떨어졌습니다.
영국 방송 BBC는 ″물가 상승과 경제 회복 둔화, 교착 상태에 빠진 입법 의제, 혼란스러운 아프간 철수 등이 바이든의 인기를 끌어내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렛츠고 브랜든` 구호의 유행은 이처럼 국민적 인기가 떨어진 바이든에 대한 조롱이지만 미국 정치사에서 특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호주 ABC는 전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존중되는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생떼 쓰는 어린이에 비유하는 등 과거 대통령을 향한 신랄한 조롱이나 풍자가 흔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CNN의 정치평론가 크리스 실리자는 바이든을 싫어하는 이들이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인사말로 이 표현이 애용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명멸한 수많은 밈처럼 이 표현도 보편화되는 순간 퇴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