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b style=″font-family:none;″><터키 주도로 ′투르크어사용국기구′ 출범></b>
최근 터키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구성된 ′투르크어사용국기구(OTS)′가 출범했습니다.
1천500년 전 중국을 위협했던 돌궐제국의 부활을 연상시키는데요.
OTS의 출범이 향후 중앙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b style=″font-family:none;″><1천500년전 ′신돌궐 제국′의 부활?..중국 ′긴장′></b>
이들 투르크계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밀착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돌궐은 6~8세기 오늘날 내몽골에서 흑해에 이르기까지 유라시아 지역 동서남북에 걸쳐 1천만㎢가 넘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민족입니다.
원래 발음인 튀르크(Turk)를 한국식 한자음으로 음차한 명칭이 돌궐입니다.
오늘날 투르크계 민족의 조상으로 알려진 돌궐은 가장 강성했던 시기에는 수나라의 수도 장안을 점령하고 조공을 받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통일국가로 강성해졌을 때는 고구려와 손을 잡고 중국에 맞섰습니다.
745년 후돌궐이 멸망할 때까지 약 200년에 걸쳐 돌궐의 침입에 시달려야 했던 중국은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돌궐족의 발흥에 대해 두려움과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공식 출범한 OTS에 중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b style=″font-family:none;″><′21세기 술탄′ 꿈꾸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b>
언어적·민족적 동질성을 발판으로 OTS를 정치세력화하려는 움직임의 중심에는 ′21세기 술탄′을 꿈꾸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있습니다.
터기는 오랜 기간 숙원이던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노력했지만 회원국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사법권 독립 등을 요구하는 EU의 까다로운 기준에 막혀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2018년 대선과 총선 승리로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에르도안은 EU 가입이 여의치 않자 민족적 동질성을 가진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눈을 돌렸습니다.
미국의 중동 전문매체 알 모니터는 OTS 회원국 정상들이 언어적·민족적 동질성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와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최근 유럽,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외교적 기반이 취약해진 에르도안이 동질성을 가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정치·경제적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에서 터키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OTS 회원국을 합치면 인구만 1억6천만 명이고, 국토 면적은 450만㎢, 국내총생산(GDP) 합산 규모는 1조5천억 달러, 약 1천780조 원에 달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신장위구르 독립 부추길까?..중국 ′경계′> </b>
터키가 주도하는 ′투르크족 연대′가 같은 투르크계인 신장 위구르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부추기지는 않을까, 중국이 OTS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위구르인들은 종교적으로도 OTS 회원국과 가까울 뿐 아니라 언어나 민족적으로도 한 뿌리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언어적 동질성과 민족주의적 연대를 통해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려는 OTS의 행보가 행여 신장 위구르 지역의 독립 움직임에 기름을 붓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6일 ″튀르크 평의회의 명칭을 OTS로 바꾼 것은 범 투르키즘의 부상을 상징한다″며 ″OTS는 특히 극단적 민족주의의 부상을 부추길 수 있으며 이는 민족간 분쟁을 심화시켜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중국 일대일로 핵심 통로..미국·러시아는?></b>
특히 OTS가 추진하기로 한 회원국 간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이 실현될 경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효율적인 교통망이 새로 생기는 셈이어서 주목됩니다.
OTS에 참여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인 실크로드의 중심국이자 중국이 추구하는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핵심 통로이기도 합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의 반응입니다.
전통적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러시아와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 지역의 새로운 맹주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행보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최근 인권 문제 등으로 터키와 사이가 썩 좋지 않지만, 터키가 주도하는 OTS가 신장 위구르 지역의 분리 움직임을 부추겨 중국에 정치적 타격을 준다면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는 이런 배경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