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지영

이창용 "인플레 진정 후 한국 등 장기 저성장 가능성 배제못해"

입력 | 2022-06-02 09:36   수정 | 2022-06-02 09:3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뒤 한국, 태국, 중국 등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부 신흥국에서 저물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오늘 오전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BOK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폴 크루그먼 교수가 선진국 중앙은행에 조언했듯이,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도 무책임할 정도로 확실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총재는 ″자산매입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활용하면 통화가치 절하 기대로 자본유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신흥국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더욱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해야만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처럼 `물가안정`이라는 기본 역할에만 집중하면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디지털 혁신, 기후변화 등에 대한 대응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이를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팬데믹 충격과 회복이 계층·부문별로 불균등했기 때문인데, 이런 양극화 현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려 한다고 하더라도, 소득 양극화와 부문 간 비대칭적 경제 충격의 문제를 과연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