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단독] K-9 '괴물' 자주포로 재탄생 '자동장전' 성능개량 다음달 확정

입력 | 2022-02-17 17:22   수정 | 2022-02-17 18:40
최근 2조원대 이집트 수출 계약이 성사된 국산 K-9 자주포의 성능 개량 사업이 다음달부터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다음달 군 수뇌부가 참여하는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K-9A2 블럭-Ⅰ 성능개량사업의 군 작전요구성능(ROC) 기준 등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이 회의에서는 해당 사업의 규모와 전력화 시기 등도 확정합니다.

작전요구성능 등이 최종 확정되면, 해당 사업은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돼 사업 예산이 책정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K-9A2 성능개량 사업은 현재 육군이 운용중인 K-9A1에 이른바 ′진화적′ 작전요구성능(ROC)를 적용해 발사 속도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게 핵심입니다.
기존의 반자동 혹은 수동으로 이뤄지던 포탄과 장약 장전 방식을 완전 자동으로 바꾸는 겁니다.

현재 육군이 운용중인 K-9A1은 장병이 직접 포탄을 발사관에 올려 놓아야 장전이 되는 반자동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이어지는 장약 장전도 전 과정을 장병이 수작업으로 해야 합니다.

타격할 목표 지점이 정해지면 포탄을 날려보낼 장약의 양을 조절해 발사관에 밀어넣어야 하는데, 이를 장병들이 직접 손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장전 시간이 길어지고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자동장전체계가 적용되면 포탄은 물론 장약 장전까지 전 과정을 기계가 알아서 ′척척′ 순식간에 진행합니다.

안전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신속한 발사가 가능합니다.

자동발사체계가 적용되면 분당 발사속도는 6발에서 무려 9발 정도로 대폭 늘어나게 됩니다.

안 그래도 빠른 발사속도를 자랑하는 K-9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괴물′ 자주포로 거듭나게 되는 겁니다.

포탄 한 발이라도 먼저 쏘는 쪽이 유리한 적과 대치 상황에서 K-9A2가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운용 인원도 5명에서 3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유사시 사상자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핵심 기술인 자동장전체계는 국방과학연구원이 이미 개발을 완료했고, 지난해 시험 사격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성능 개량에는 사거리 연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만간 개발될 사거리연장탄을 탑재하면 현재 40km인 사거리는 50km 이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군은 합참 회의에서 사업 추진이 최종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 체계개발에 착수해 오는 2027년쯤 성능이 개량된 K-9A2를 전력화 한다는 방침입니다.

동시에 군은 사거리가 무려 100km에 이르는 K-9 계열의 마지막 형태가 될 K-9A3 성능 개량 사업에 대한 개념 설계에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30년대 초쯤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되는 K-9A3는 유·무인 복합체계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이번 성능 개량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향후 수출 시장에서의 국산 자주포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K-9은 긴 사거리와 빠른 발사속도, 기동성 면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전자동 발사체계까지 갖출 경우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