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곽승규

김정은 마음대로 별을 뗐다 붙였다‥족보 꼬인 북한군

입력 | 2022-04-16 09:07   수정 | 2022-04-16 13:06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명했습니다.

이종섭 장관 후보자의 군 전역 당시 계급은 별 세개인 중장.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면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임명됐던 윤광웅 전 장관에 이어 18년 만에 3성 장군 출신 장관이 탄생하게 됩니다.

국방부 장관은 4성 장군 출신이 맡는 게 당연시돼온 관례를 모처럼 깨뜨리게 되는 겁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군의 계급과 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그간 얼마나 강고하게 작동해왔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 김정은 마음대로 별을 뗐다 붙였다</b>

그런데 북한의 상황은 우리와 완전히 다릅니다.
보직 임명에 있어 계급이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계급의 강등도 잦고 보직 해임도 수시로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서열이 뒤바뀌어 어제의 상관이 오늘은 부하가 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쉽게 말해 족보가 꼬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우리 군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일 110주년을 맞아 최근 대규모 군내 승진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리영길 국방상의 승진입니다.
국방상은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데 리영길 국방상은 이번에 차수로 승진했습니다.

차수는 원수와 대장 사이의 계급으로 우리 군에는 없는 계급입니다.

하지만 차수에 오르기까지 리영길은 부침을 겪어야했습니다.

강원도 최전방에 위치한 5군단장 출신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우리 군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군 총참모장에 취임했지만 돌연 해임돼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으로 강등됐습니다.

총참모부의 수장에서 총참모장 휘하의 장수로 보직이 강등됐던 겁니다.

하지만 한때 처형설까지 언급됐던 리영길은 지난해 7월 국방상으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이번엔 계급 승진까지 성공했습니다.

또 다른 승진자인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도 눈에 띄는 인물입니다.
김정관은 이번 인사를 통해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런데 김정관은 원래 대장보다도 위인 차수 계급이었습니다.
직위도 국방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리영길이 국방상에 취임하면서 돌연 계급이 두 등급이나 낮아져 상장이 됐습니다.
직위도 국방상에서 국방상 휘하 국방성 제1부상으로 강등됐습니다.
국방부장관을 하다 장관 밑에서 일하는 부하가 된 겁니다.

이들 뿐 아니라 이번에 대장으로 승진한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정경택 국가보위상도 모두 강등됐다 이번에 다시 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모든 게 김정은의 마음대로입니다.
<b style=″font-family:none;″># 충성경쟁 요구하는 김정은</b>

이처럼 군 장성들에 대한 승진과 강등 그리고 복권이 반복되는 건 군 내부의 군기를 다잡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을 요구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김정은 특유의 ′계급장 정치′로 부르기도 합니다.

김정은은 계급이 강등됐던 이들을 이번에 대거 승진시키며 군부 인사들의 마음을 사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에 중용된 이들은 계속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북한이 추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단행한다면 이들은 어떤 역할을 맡을까요.

그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번 북한군의 인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