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5-23 17:29 수정 | 2022-05-23 17:30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외교가 중국 쪽에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미동맹이 강화됐다고 해서 한중 관계를 등한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오늘(23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미동맹 격상에 따른 한중관계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한국에게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또 중국에 대해 ″새롭게 형성되는 인도·태평양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해 가면서 책임 있는 국가로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것이 결국은 한국과 중국의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박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본격화된 한미 기술동맹과 관련해서는 ″첨단기술의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또 중국과의 격차도 계속 유지해 가면서 한국의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은 윈윈 관계″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한국이 참여한 가운데 오늘 오후 출범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대해서는 ″진화하고 있는 프레임워크″라며 중국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배척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역의 상생·공영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 점도 소개했습니다.
한국이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을 공식적으로 도입해 외교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박 장관은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하나의 큰 틀 속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한국이 어떻게 이바지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외교부 북미국 내에 인태전략팀을, 양자경제외교국 내에 IPEF팀을 각각 출범해 후속 논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장관은 새 정부가 미국 주도 구상인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의향을 밝혔다고도 소개했습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러 등 권위주의 진영에 맞서 미국의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다자 정상회의로, 지난해 12월 화상으로 첫 회의가 열렸고 올해 미국이 2차 정상회의를 엽니다.
한국은 그 이후 열릴 회의를 주최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박 장관은 ″(한국 주최)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주최할 기회가 주어지고 모든 나라들이 지지를 하면 얼마든지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그리고 경제안보라는 차원에서도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고 그것은 가치와 규범에 입각한 협력이 될 것″이라고 방향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한미일 3국 차관급 협의를 할 예정입니다.
한편 박 장관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스스로 폐기하고 비핵화할 의지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할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북한이 만약에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풀겠다고 대화로 나오면 대화를 안 할 이유가 없다,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