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손하늘

'음주사고 무마·경찰서장 뇌물' 그 골프장서‥구청장도 부적절 편의

입력 | 2022-05-09 10:58   수정 | 2022-05-09 10:58
골프장 임원이 낸 음주사고를 무마해주고, 골프장 대표에게서 상품권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인천의 한 경찰서장이 기소된 가운데, 인천의 현직 구청장과 전-현직 공무원들도 유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인천의 현직 구청장과 인천 서구청의 과장급 공무원들, 중부지방고용청 퇴직 공무원 등의 뇌물수수 의혹을 인천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천 경서동의 한 골프장 대표와 임원으로부터 수 년에 걸쳐 골프장 예약 편의를 제공받고, 비회원임에도 할인이 적용된 회원가로 골프를 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골프장을 이용하려면 주말 18홀 요금으로 비회원의 경우 24만 원을 내야 하지만, 회원가를 적용하면 비회원의 절반 수준인 11만 5천 원만 내면 됩니다.

검찰은 이들을 비롯해 전현직 공무원 수십 명이 부적절한 편의를 받은 단서를 확보했지만, 사건 내용이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관련 자료를 경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전달받은 자료를 분석해 청탁금지법이나 뇌물수수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입니다.

앞서 인천지검은 골프장 대표에게서 상품권 1백만 원 어치와 예약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서장을 기소했으며, 회원가로 할인받고 수사 정보를 넘겨준 혐의로 관할 경찰서 경찰관도 함께 기소했습니다.

이 골프장에서는 재작년 말 49살 임원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차에서 잠들었는데, 당시 수사에 나선 인천 서부경찰서는 ″술을 마시고 차에서 졸았던 것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임원의 진술을 받아들였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골프장 관계자들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칩을 제거한 사실과, 이들이 관할 경찰서에 금품과 편의를 제공한 정황을 확인하고, 금품을 주고받은 경찰 간부와 골프장 관계자 모두를 재판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