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여홍규

케냐 출신 벤슨은 누구? 한동훈 딸 논문 대필 의혹, 진실게임 양상

입력 | 2022-05-09 22:21   수정 | 2022-05-09 22:22
오늘(9일) 국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이 이른바 ′아빠 찬스′를 활용해 스펙을 쌓았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대대적인 검증 공세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은 특히 한 후보자의 딸 논문을 케냐 출신 대필작가가 작성한 정황이 있다는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물었고,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딸은 (대필자로 지목된) 벤슨이라는 사람과 접촉하거나 도움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대필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한겨레 ″케냐 대필작가, ″내가 했다″고 말해″</strong>

먼저, 해당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사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겨레는 어제(8일) 한 후보자의 딸 논문을 케냐 출신의 대필작가가 작성했다는 진술과 관련한 정황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후보자의 딸은 2022년 2월 전 세계 사회과학 분야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SSRN(사회과학네트워크)′에 4쪽짜리 논문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경제이론에 입각한 분석(Does National Debt Matter?-Analysis Based On the Economic Theories)′을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논문 파일의 문서속성(문서요약)을 열어 보면 ′집필 날짜′는 2021년 11월11일, ′작성자(지은이)′는 Benson(벤슨)으로 시작하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한겨레는 벤슨의 SNS 계정 메신저를 통해 한씨의 논문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를 보내주고 문서속성 ′작성자′ 항목에 벤슨 이름이 나오는데 ′당신이 작성한 것이 맞느냐′고 문의했습니다. 이에 벤슨은 ″2021년 11월 초에 했다(I did it at the beginning of November 2021)″고 답변하며 자신의 컴퓨터 문서목록을 찍어서 보내왔습니다. 벤슨이 보낸 사진에는 ′National Debt′(국가 부채) ′National Debt-1_Comment′(국가 부채-1_코멘트)라는 워드 파일이 2021년 11월3일과 4일 작성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한동훈 ″딸은 벤슨 접촉하거나 도움 받은 적 없어″</strong>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후보자의 딸이 작성한 논문이라고 보도된 글은 논문이 아니라 온라인 첨삭 등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3페이지짜리 연습용 리포트 수준의 글″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글은 고교생의 학습 과정에서 연습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로 입시 등에 사용된 사실이 없으며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청문회에 나온 한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등장하는 벤슨이라는 인물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한겨레가 보도한 벤슨이라는 분 관련해서 제 딸에게 물어보니까 제 딸은 학습 과정에서 온라인 튜터(과외선생)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은 있는데, 벤슨이라는 사람과 어떤 접촉을 하거나 벤슨이라는 사람의 도움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해명 내용을 정리해 보면, 해당 글은 ′논문′이 아니고 한 후보자의 딸이 직접 쓴 것이 맞으며, 다만 작성 과정에서 (벤슨이 아닌) 온라인 과외선생이 첨삭 등의 도움을 줬을 뿐이라는 겁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풀리지 않는 의문‥누구 말이 맞나?</strong>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케냐 출신의 대필작가인 벤슨은 해당 논문(혹은 글)을 자신이 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후보자의 해명에 따르면 벤슨은 한 후보자 딸의 해당 논문(혹은 글)과 무관한 사람입니다.

한겨레 보도와 한 후보자의 해명 중 어느 한쪽은 사실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대필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한 후보자측이 우선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해당 논문(혹은 글) 문서속성의 ′작성자(지은이)′ 항목에 왜, 한 후보자 딸이 ′한 번도 접촉해본 적이 없다′는 ′벤슨(Benson) 000′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하는 겁니다.

한 후보자는 오늘 청문회에서 이 대목에 대해선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