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윤수
서울시는 지난 23일부터 어제까지 이틀간 덕수궁 돌담길 일대에서 ′2022 정동야행′을 열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개최된 건데요.
가을밤 정동길을 걸으면서 야간 개방된 대사관과 박물관 등 역사 문화시설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몰렸습니다.
이 가운데, 개화기 의상 체험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동 환복소 부스에 걸린 안내인데, ′일제 헌병′, ′일본 천황′ 복장을 2만 원에 대여한다고 써 있습니다.
시대상을 체험해 본다는 취지지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일본 순사와 일왕 복장 대여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국민을 탄압했던 주체를 체험할 필요가 있느냐는 겁니다.
한 20대 시민은 ″독일 아우슈비츠 나치 복장을 체험하라는 것과 같다″며 ″기업도 아닌 서울시에서 이런 옷을 버젓이 빌려주는 게 한국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40대 시민은 ″최근 논란이 된 광화문광장 포스터 사건처럼 국민감정이 배제된 행정″이라며 ″문화라는 포장지로 문제의식 없이 콘텐츠가 소비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시각이 담긴 ′천황′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의복 종류를 지정했는데, 업체 측에서 임의로 종류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에도 재개장한 광화문광장 인근 버스정류장에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포스터가 설치돼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전시를 조기 철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