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정우

시민단체 "'히잡 미착용' 이란선수 귀국 과정 상세히 밝혀야"

입력 | 2022-10-19 16:25   수정 | 2022-10-19 16:26
우리나라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국제대회에 참가한 이란 여성 선수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경기했다가 강제로 귀국조치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내 시민단체들이 이란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난민인권네트워크 등은 오늘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의 귀국과 관련해 ″경기일정이 남아있었음에도 선수 개인이 원래 일정대로 귀국했다는 건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레카비 선수가 귀국하는 대로 교도소에 수감될 것이라는 현지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면서 ″레카비 선수에 대한 탄압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란 여성 박씨마는 ″히잡 착용 문제로 시위를 벌이는 여성들은 레카비의 경기로 용기를 얻었다″면서 ″이란 정부에서 이런 상황을 막으려고 레카비를 억지로 귀국시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국내서 열린 경기에 참여한 선수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김연주 난민인권네트워크 변호사는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가입국인 한국 정부는 생명·신체 위험 등 비인도적 처우가 발생할 수 있는 국가로 송환해서는 안된다″며 ″외신의 보도가 이어지는 시점에서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상황은 개탄스럽다″고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선수가 출국 당한 과정의 모든 기록과 cctv 등 영상 자료를 확보해 위법한 강제 송환이 있었는지 당시 정황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용인 외대부고의 인권 동아리 고등학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4명은 히잡 시위에 연대한다는 의미로 머리카락을 직접 가위로 잘랐습니다.

한편 기자회견 도중 대사관 주차장으로 이란 대사관 차량이 들어오면서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자, 참가자들이 차량을 현수막으로 둘러싸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레카비 선수는 한국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했다가, 지난 16일부터 연락이 끊겨 실종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이후 18일 레카비 선수는 본인의 SNS를 통해 ′예정된 일정에 따라 귀국했다′고 밝혔으나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레카비가 계획보다 이틀 빨리 귀국했다′며 강요된 해명을 내놓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