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탈 주민 중 상당수가 전문직, 부유층, 언론인, 활동가, 예술인이라고 WSJ은 짚었습니다.
미국계 회사에 다니던 36살 여성은 고국인 러시아를 떠나 그리스로 향했습니다.
이 여성은 ″앞날이 이 지경이라면 러시아에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러시아를 등져야 하는 주민도 있었고, 한 남성은 곧 부인이 맞아야 하는 인슐린이 동날 것이란 걱정에 국경을 넘어 독일로 갔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안방 여론 단속도 점점 저항을 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로 떠나려 한다는 한 남성은 ″전쟁 선전전에 숨이 막힌다″고 규탄했고, 전쟁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던 여성은 풀려나자마자 짐을 싸서 아르메니아행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러시아 밖으로 나가는 육로 ′북새통′] </b>
실제로 러시아 밖으로 가는 육로는 북새통이라고 합니다.
핀란드 헬싱키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열차와 버스 표가 이미 매진되면서 당국은 증편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에서 핀란드로 들어간 인원은 4만4천명으로, 지난해 2만7천명에서 껑충 뛰어올랐다고 당국은 집계했습니다.
또 터키, 조지아, 아르메니아처럼 러시아 국민에 비자 규정이 느슨한 국가로 가는 사람도 많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조지아 당국은 최근 며칠 사이에 입국한 러시아인을 2만∼2만5천명으로 집계했고, 이스라엘도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인에게 발급한 비자가 1천400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으로 WSJ은 내다봤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푸틴, 계엄령 내릴까?..국경 폐쇄·검열 강화 우려] </b>
일부 러시아인은 푸틴 대통령이 곧 계엄령을 내려 국경을 폐쇄하고 검열도 강화할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여론에 재갈을 물리고 비판 세력을 탄압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최근엔 이른바 ′가짜′ 정보 유포 혐의로 최고 15년 징역형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까지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스페인에서 무기한 체류 중인 한 남성은 ″우리는 그것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금지당했다″고 규탄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서방 제재로 ′흔들′.. 3월 16일 ′국가부도′ 전망도] </b>
서방 세계의 제재로 국가 경제가 흔들리면서 러시아 내 물가 급등은 물론 국가 부도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9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카르멘 라인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서방 국가들이 부과한 제재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근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양국은 아직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선택적 디폴트′(일부 채무가 상환되지 않은 상태)로 평가받지 않았으나, 그에 대단히 근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전날 신용평가사 피치도 러시아의 장기신용등급(IDR)을 종전 ′B′에서 ′C′로 6단계 강등하면서 ″C등급은 국가부도가 임박했다는 우리의 시각을 반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는 16일 1억700만 달러, 약 1천288억 원 규모의 국채 이자 지급을 앞둔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지면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첫 주요 디폴트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습니다.
라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분야에 대한 영향이 현재까지 제한적이지만, 유럽 금융기관의 러시아 채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면 리스크가 대두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루블화 가치 최저..물가 급등 ″20%까지 오를 것″] </b>
세계 경제와 단절에 따른 러시아의 물가 급등세도 뚜렷합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월 26일∼3월 4일 일주일 사이 물가가 2.2% 올랐습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률입니다.
4일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10.4%였습니다.
미국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 물가 상승률이 올해 안에 20%까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고, 영국 유력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그보다 더 오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러시아의 물가가 2001년 이후엔 20%대까지 상승한 적은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이날 자국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0루블까지 내리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역외 시장에서는 집계 기관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루블화가 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129루블, 역외 전자중개시스템 플랫폼에선 달러당 138루블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0%로 긴급 인상하고 다양한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으나, 러시아 자산은 급매도에 시달리고 루블화 가치 하락은 여전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