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희형

[World Now] 코로나 치료도 중국 특색?‥상하이 중의약품 배포 논란

입력 | 2022-04-21 14:52   수정 | 2022-04-21 17:26
′롄화칭원(連花清瘟)′。 개나리와 비슷한 꽃으로 만든 중의약품으로 콧물, 인후통, 발열, 두통, 근육통, 기침 등에 효과를 보이는 감기약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 약품을 코로나19 경증 환자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약의 제조사는 상하이 봉쇄 이후 최소 800만 상자를 기부했습니다.

하지만 롄화칭원이 중국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는 어제(20일) 상하이의 한 배달 자원봉사자가 자신이 배달한 물량의 3분의 1이 ′롄화칭원′이었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채소와 쌀, 마스크가 아니라는 점에서 누리꾼들은 분노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위챗에는 상하이의 한 시민이 롄화칭원을 버리는 영상도 올렸습니다.
롄화칭원의 코로나 치료 효과도 논란입니다.

SCMP에 따르면 베이징 수도의과대 라오이 학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코로나19 치료제는 엄격한 시험과 검사를 거쳐 배포돼야 한다″며 ″가짜나 조잡한 제품은 대중에게 제공되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라오이 학장은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약을 강제로 배포하는 건 안 그래도 배달 인력이 부족한 상하이에 부담만 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 광저우 지난대의 셰왕스 등 다른 3명의 전문가도 지난 17일, 중국 보건 정보 공유 플랫폼 DXY에 ″건강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없는 약을 배포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치료제의 하나로 롄화칭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홍보해 온 중국 정부와 정반대의 입장에 선 겁니다.

베이징의 한 한의사에게 물어봤더니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중국에도 화이자가 만든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수입되고 있는데 가격이 우리 돈으로 40만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롄화칭원은 4천원도 안합니다.

일반 대중의 접근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상하이에서는 예방 효과까지 있다고 배포되고 있는데 이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중의학을 홍보해왔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캐나다 거주 중국 교민들에게 ′건강관리 패키지′라며 롄화칭원을 대량으로 배포했습니다.

이에 캐나다 보건당국은 롄화칭원이 허가받지 않은 약물이라며 해당 제품을 판매하거나 효과에 대해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도 지난해 5월, 중의학의 코로나19 치료법을 입증할 실험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치료법들이 수천 년 동안 사용돼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상당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늘 발표 기준 1만8천495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7일 2만7천명대를 찍고 나서 감소하고는 있지만 꾸준히 하루 2만명 안팎 규모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8명이 추가됐는데 모두 상하이에서 발생했습니다.

상하이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17일 첫 발생 이후 모두 25명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 통계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지난 14일 복통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치료를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한 상하이 교향악단의 바이올리니스트 천순핑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코로나19가 아니라 봉쇄로 죽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위챗에서는 진료를 대기하던 암환자가 사망하거나, 과도한 방역 업무로 삶을 등진 공무원 등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이들의 명단이 공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