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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World Now_영상] "야만스런 침략자"‥민간인 조준 사격한 러군
입력 | 2022-05-12 18:55 수정 | 2022-05-1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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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을 번쩍 든 우크라이나인 두 명이 러시아군의 검문을 받습니다.
겉옷까지 벗어가며 무기가 없는 민간인이라는 점을 보여준 두 사람은 뒤돌아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도 그대로 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군인 두 명이 돌아와 총구를 겨눕니다.
총은 그대로 발사됐고 우크라이나인 2명은 땅으로 쓰러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CNN 방송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두 명을 조준 사격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지난 3월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있는 자동차 전시장에서 그 주인과 경비원이 살해당한 CCTV 영상입니다.
CCTV에 음성은 녹음되지 않았지만 러시아군이 피해자들을 정조준하는 장면은 여러 각도에서 높은 해상도로 뚜렷하게 찍혔습니다.
당시 전시장에 쳐들어온 러시아군은 모두 5명으로 추정됩니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CCTV에는 직원을 해치고 난 뒤 러시아 군인들이 방탄조끼를 벗고 전시장 서랍과 책상을 뒤지는 등 정규군으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계속하는 장면이 여럿 포착됐습니다.
서로에게 술을 따르고 건배를 나누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전시장 곳곳을 약탈하느라 러시아군은 총에 맞은 피해자 중 1명인 경비원이 아직 살아있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CCTV 동영상을 보면 경비원, 리어니드 올렉시요우이치 플리야츠 씨는 지혈대로 허벅지 출혈을 최대한 막은 채 러시아군 몰래 전시장 경비초소까지 사력을 다해 걸었습니다.
초소에 도착한 뒤 우크라이나 민병대에 연락을 취하는 모습도 동영상에 찍혔습니다.
잠시 후 연락을 받은 민병대가 현장에 도착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인 뒤 플리야츠 씨에게 갔습니다.
하지만 플리야츠 씨는 많은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민병대원이 플리야츠 씨를 끌고 가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미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익명을 요구한 민병대 지휘관은 ″민병대가 처음에 후퇴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돼) 플리야츠 씨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며 ″민병대는 당시 러시아군의 화력에 비해 매우 초라했다″고 말했습니다.
동영상을 확보한 우크라이나 검찰은 당시 러시아군의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간인에 대한 조준 사격은 대표적인 전쟁범죄로 간주됩니다.
CNN은 이 동영상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조작이 아닌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동영상에 대한 CNN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플리야츠 씨의 딸 율리아는 부친이 살해당하는 동영상을 아직 차마 보지 못했다면서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얼마나 야만스러운 침략자들이었는지 절대 잊지 못하도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버지를 살해한 러시아군을 향해 ″국제재판소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이 범죄를 알려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