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창문에 옆집 노인의 얼굴이 불쑥 나타납니다. 노인은 밖에 언제 나갈 수 있는지 묻습니다. 코로나로 아파트가 봉쇄된 상황에서 영상의 주인공은 ″5일을 격리해야 나갈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노인은 재차 물어본 뒤 ″요즘 영 잠자리가 불편하고 허리가 아프다″고 말하더니 창문에서 유유히 멀어져 갑니다. 그런 노인을 바라보던 주인공은 깨닫습니다.
″아, 맞다. 우리집 12층이지″
아파트 12층 벽 난간을 타고 노인이 옆집으로 건너온 상황. 스마트폰도 PC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노인은 그저 바깥 소식이 궁금했던 겁니다. 노인의 발 아래는 아무것도 없는 낭떠러지. 그제서야 주인공은 외칩니다. ″말씀 이제 그만하시고 조심히 가세요!″ 중국 SNS 웨이보에 올라온 이 영상의 제목은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꺼내는 순간 기절하는 줄 알았다′입니다.
뒤에 이어지는 영상. 후베이성 우한 한 고등학교 교문 앞에 경비원이 배달된 음식을 내동댕이 치고 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학생들은 코로나로 학교 밖을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밖에서 음식을 배달시키면 교문까지 가서 직접 가져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경비원이 배달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제가 아는 20대 대학원생은 얼마 전 학기가 시작된 베이징의 한 대학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학기가 끝나야 나갈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배달 음식도 허용되지 않는 기숙사에 갇힌 10대, 20대의 삶. 상상이 되시나요?
중국은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 확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제(12일)는 전국에서 876명의 신규 환자가 나와 이틀째 세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청두와 선전 등 전국 30여 개 도시가 전체 봉쇄 또는 부분 봉쇄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다시 코로나. 갇혀있는 누군가는 저들처럼 ′웃픈′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는 어쩌면 웃기지도 않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