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재훈
러시아가 부분 동원령을 발령한 이후 최소 20만 명의 러시아인이 자국을 떠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인접 국가의 출입국 통계를 인용해 이 같이 전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 27일 약 일주일 동안 9만8천 명의 러시아인이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캅카스 지역의 조지아 내무부는 러시아의 동원령 발령 이후 5만3천 명의 러시아인이 입국했고, 하루 입국자 수가 평소의 5천~6천 명에서 1만 명으로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국경 수비 업무를 담당하는 프론텍스(Frontex)는 지난 25일까지 한 주 동안 6만6천 명의 러시아인이 EU로 들어왔으며 이는 그 전주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남부 도시 사라토프에서 조지아로 탈출한 알렉산드르 카미센체프는 ″국경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고,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무서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국경을 닫길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저항 시위가 뒤따를 수 있어 사람들이 떠나도록 허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낼 군인들을 보충하기 위해 예비역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했으며, 이후 징집을 피하기 위한 러시아인들의 국외 탈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몽골, 카자흐스탄, 조지아, 핀란드 등의 국경검문소에 긴 줄을 선 차량들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인들의 대규모 탈출 움직임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많은 러시아인은 소집을 피해 출국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30만 명을 동원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