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수아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방일 일정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야당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일본 야당 의원 발언을 듣고 ″부끄러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23분간 모두발언으로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한 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이 같은 회담 내용을 전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7일,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서 일본 측은 윤 대통령이 직접 일본을 찾아 한일관계 정상화 입장을 밝힌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어 입헌민주당 나카가와 마사하루 헌법조사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도운 것처럼, 우리도 돕겠다″며 ″한국 야당 의원들에게 미래를 위한 한일관계에 함께 하자고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내용을 어제 국무회의 참석자들에게 전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웠다″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국무회의 참석자는 ″국익 앞에 여야 없이 대응하는 게 일본인데 부끄럽다는 취지″라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일본의 야당이 참 부러웠다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한일 양국 간 반목을 ′담장′에 빗대어 설명했다는 전언도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일 두 집안이 담 없이 잘 살다가 서로 간에 갈등이 생기면서 서로 담을 쌓은 것″이라면서 ″잘 지낼 일인데 좀 창피스럽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이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를 두고 최근 생긴 ′담장′을 언급한 것이었다며 ″관계가 나쁠 때는 먼저 선제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걸 우화에 빗대어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정책이 아니″라며 정책 마케팅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세탁기나 라면 같은 상품의 마케팅을 사례로 들어 ″정책에도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최근 근로시간 개편안이 이른바 MZ 세대를 포함해 반발을 산 것에 대한 대응책을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