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25 11:33 수정 | 2023-04-26 09:27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전에 했던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간 여러 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자들이 협력했다″면서 한일 관계 정상화 배경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대한민국 대통령 발언인가 의심″</strong>
야당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의심될 정도″라면서 ″참으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고 직격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인터뷰 때 말했지만 워싱턴포스트 기사에서 빠진 부분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비춰봤을 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저는 선거 때 이걸 공약으로 내세웠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주어가 생략됐다‥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strong>
여당인 국민의힘도 나섰습니다. 유상범 대변인은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통령 발언에서는 주어가 생략됐고, 이 주어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유상범 대변인은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인데 ″민주당이 대통령 발언의 진상을 확인하지 않고 선전선동에 앞장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주어가 생략됐다‥′나경원의 BBK 주어 논평′ 이후 참 오랜만</strong>
주어가 생략됐다는 당 대변인의 논평은 오랜만입니다.
2007년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한 대학 특강에서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한 동영상과 관련해 ″BBK를 설립하였다고만 언급되어 있지 ′내가′ 설립하였다고 되어 있지 않다″고 논평했습니다. 이 논평은 주어와 관련해 다양하게 패러디된 바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그런데 주어가 있다는데? 워싱턴포스트가?</strong>
주어가 ′일본′이었다고 해도 의문은 남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일본의 입장을 우리 대통령이 왜 대신 말해주지? 일본 대변인도 아니고?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도 아니고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술어가 이상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주어는 ″저는″이었답니다. 교차 확인했답니다. 오역이 아니랍니다.
유상범 대변인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상식′″이라고 했는데 어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