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조희형
한·캐나다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간에 중국에 대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질문이 나왔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외교를 앞세운 윤석열 정부와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만남에서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 중국을 ′갈수록 질서를 어지럽히는 글로벌 파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캐나다 정치인 사찰 문제로 외교관 1명씩을 서로 추방하며 외교적 마찰도 빚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외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혀 중국 외교부가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윤 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심화하고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긴장을 해소할 해법이 안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답변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먼저 두 정상이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authoritarian state)의 영향을 포함해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며 ″중국이 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중요한 경제파트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느 부분에서 협력할 것인지, 경제적으론 어디에서 경쟁할 것인지, 또 인권과 관련해선 어느 부분에 도전할 것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제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규범을 지키는 어떤 국가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리고 싶다″며 ″저나 트뤼도 총리나 중국과의 협력에 있어서 기본적인 방향에는 서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중이 서로 표방하는 가치와 정치시스템에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상호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따라 협력해야 하는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질문을 던진 기자는 캐나다 언론인이었는데 두 정상 간에 ′페미니즘′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 대통령과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공공연히 밝혀온 트뤼도 총리가 만난 상황을 염두에 둔 질문으로 풀이됩니다.
윤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와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는 별도로 없었다″며 ″페미니즘의 뜻이 다양하지만 여성의 정의로운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각 부처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들이 경제적 성공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포용적인 정책을 강화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