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손구민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는 가해자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2차 폭행이 발생한 데 대해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19년 5월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7주 동안 치료를 받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2천3백만 원을 지급하고 이 가운데 980만 원은 국가가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폭행 당시 현장에 경찰관 5명이 출동했지만, 가해자들이 ″피해자와 대화할 수 있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했고, 경찰관들이 현장을 벗어난 뒤 가해자들의 폭행은 계속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현장을 이탈한 건 현저하게 불합리한 조치였다″며, ″가해자의 요구만 듣고 피해자는 의견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고의로 범행을 한 가해자와 대등한 책임을 국가에 부과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며, 국가에 배상금 일부만 부담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