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연구용역 예산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3일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실시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에선 ′귀하는 이처럼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에 저장된 물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그 결과 보가 소재하거나 인접한 지역의 지자체 응답자 86.8%, 일반 국민은 77.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부는 이를 소개하면서 ″일반 국민 중 보 활용에 반대하는 비율은 약 14%에 불과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설문조사 질문의 설계 자체가 왜곡됐다″며 ″일종의 유도신문″이라는 반발이 나왔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마치 보를 통해 가뭄과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변을 유도한 결과″라며 이 같이 지적했습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조사 문항을 보면 ′이처럼′이라는 말이 있듯, 그 앞에 뭔가를 더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설문에서는 해당 문항을 묻기에 앞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물 부족으로 광주전남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 저수율이 예년의 50%밖에 안 된다′며 먼저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댐과 댐을 연계하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고, 4대강 16개 보를 적극 활용해 물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뒤 해당 문항을 질문했습니다.
이 같은 설명에 이어 보 활용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면 당연히 찬성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대로 ′수생태계 보전을 위해 보를 개방해 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 한다′고 설명한 뒤 의견을 물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냐는 겁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의 행태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추진을 위해 여론을 호도했던 것과 유사하다″며, ″환경부가 지켜야 할 대상은 ′보′가 아니라 ′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논란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보 존치 문제가 아닌 정부가 발표한 가뭄대책에 대한 여론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어서 정책 설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공식 보고서에 기재된 조사 목적에는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국민 인식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향후 보 운영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려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4대강 보가 있거나 보와 인접한 시·군 19세 이상 남녀 4천 명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전화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4천 명 조사의 경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55%포인트, 1천 명 조사 기준으로는 같은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라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