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승규

경비원이 건넨 '축 백일' 흰 봉투‥열어보고 울컥한 아기 아빠

입력 | 2023-07-03 15:48   수정 | 2023-07-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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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에 사는 조민식 씨는 어제 아들 경준이의 백일잔치를 열었습니다.

가족끼리 집에서 조촐히 축하 파티를 한 조 씨는 무더운 날씨 속에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조민식(경준이 아빠)]
″경비원 아저씨분께서 이제 막 또 주민분들 도와주고 계시는 거예요. 분리수거를요. 항상 그렇게 하시거든요. 그래 갖고 그거를 봐가지고 경비원 아저씨께 이 간식으로 갖다 드리면 좋겠다 해가지고 이제 떡이랑 사과랑 해가지고 하나씩 전달해 드렸어요.″

그렇게 조 씨는 백일 떡을 경비원에게 전한 뒤 분리수거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초인종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전 떡을 전했던 그 경비원이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경비원의 손에는 ′축 백일′이라는 한자가 적힌 흰 봉투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조민식(경준이 아빠)]
″이렇게 봉투를 주시는 거예요. 흰 봉투를. 그래갖고 ′이게 뭐예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100일, 아기 백일 떡 이렇게 받아가지고 그냥 먹는 거 아니니까 그러니까 이 받으라고 계속 찔러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저는 말씀을 드렸거든요. 괜찮다고 그런 의도로 드린 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계속 아기 백일 떡은 그냥 먹는 게 아니니까 얼마 되지도 않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이렇게 주시면서 뒤도 안 돌아보시고 내려가셨어요.″

감사한 마음에 건네받은 봉투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조 씨는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마음이 울컥했다며, 그 돈이 자신에게는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하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조민식(경준이 아빠)]
″연로하신 경비원 아저씨께서 주시니까… 저희 아버지께서 몇 년 전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생각도 나고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만 원이라는 금액이지만 저한테는 그만큼 훨씬 더 큰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소한 일이지만 자신이 받은 큰 감동을 나누고 싶던 조 씨는 이 글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글은 하루 만에 13만 8천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네티즌들은 울컥했다, 이런 사연의 글들만 넘쳐나면 좋겠다면서 백일을 맞은 아이가 더욱 건강하게 자라길 함께 기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