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정인
튀르키예 지진으로 갓난아기와 함께 건물 잔해에 갇혔다가 9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여성의 생존기를 현지시간 12일 BBC 방송이 전했습니다.
튀르키예 하타이 지역에서 남편과 두 아들과 살아가던 33살의 네클라 카무즈는 지난 6일 새벽 갓난아기인 둘째 아들에게 수유를 하다가 지진이 덮친 순간을 고스란히 지켜봤습니다.
그는 ″지진이 시작됐을 때 옆방에 있는 남편과 첫째에게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옷장이 쓰러졌다″며, ″지진이 심해지면서 벽이 무너지고 방이 흔들리더니 건물 위치가 움직였다″고 지진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정신을 찾은 네클라가 주위를 둘러봤을 때 온통 어둠 뿐이었고, 쓰러진 옷장이 콘크리트 무더기를 막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지진 발생 첫날만 해도 구조를 요청하려고 소리쳤지만, 남편과 첫째 아들의 생사조차 알 수 없었고 아무도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너무 무서웠다″고 회상했습니다.
네클라에게 어둠 속 희망이 된 것은 지난 1월 말 태어나 생후 열흘째였던 둘째 아기 ′야기즈′였습니다.
아기의 이름은 ′용기′라는 뜻으로 엄마를 붙들어준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대부분의 시간 잠을 잤고, 아기가 깨어나 울면 모유수유를 했다고 네클라는 말했습니다.
그는 아기와 갇힌 지 90시간 만에 구조됐는데, 앞서 남편과 첫째 아들도 다행히 구조됐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네클라는 ″아기가 그토록 강하지 않았다면 저도 강해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갓 태어난 아기라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위안″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