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중장 출신 여당 의원이 대통령실 고위 인사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폭격을 우크라이나 측에 요청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오늘 국정감사에서 ′이데일리′ 카메라에 포착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의 휴대전화 메신저 화면입니다.
메시지 상대는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한 의원은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보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폭격을 요청하고, 실제 현실화돼 북한군이 타격을 입으면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신 실장은 ″예, 잘 챙기겠다″며 ″오늘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고 답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어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겠냐″고 물었고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겁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우리 군의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메시지는 화면 상단의 ′10월 21일′이라는 문구로 볼 때, 지난 21일 이전에 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국방위 국감장은 즉각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의원]
″북한이 이것을 자국에 대한, 자국 병사에 대한 선전 포고로 문제를 삼는다면, 이 큰 안보 위기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서 책임을 지셔야 하는데, 이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습니까? 이렇게 어리석습니까?″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분이서 이런 거를 얘기하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가고. 만일 북한에서 이걸 확인한다, 러시아에서 이걸 확인한다. 이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심각한 안보 위기 상황으로 갈 수 있는 겁니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17일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도 ″북한군이 1만 명 이상 파병돼 있다면 우리도 최소한 참관단은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기호/국민의힘 의원(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17일)]
″우크라이나에 최소한도 우리가 참관단은 보내야 합니다. 우리도 북한군을 포로로 했을 때 누가 통역할 겁니까? 가서 심문하는데 통역이라도 해줘야 될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한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야 될 거 아닙니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지난 22일 ″북한군이 실제 전쟁에 투입될 경우, 전술을 연구하고 이들이 포로로 잡히면 신문을 진행하기 위해 현지에 모니터링단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데일리 측에 ″우크라이나에게 북한군을 공격하도록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락관이 우크라이나가 폭격할 때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