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서 가혹행위 끝에 쓰러져 숨진 훈련병 사건을 맡은 군사경찰이 유가족의 보강수사 요구를 묵살하고 수사를 끝내버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 군이 가혹한 얼차려를 받다 숨진 박 모 훈련병 변사사건을 유족 반대에도 군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유가족은 사고 직후 후송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군의무사령부 상황센터의 판단·결정 내용을 살펴보고, 구속된 중대장 등 지휘관이 과거에 다른 훈련병들에게도 가혹한 얼차려를 줬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고 군사경찰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군사경찰 측은 지난 7일 열린 수사설명회에서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해당 기관에서 필요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하는 등 수사에 어려움이 있어 이대로 수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족 측 변호사와 수사 담당자인 군사경찰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설명회 중간에 군사경찰 측이 먼저 퇴장했다고 센터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녹음한 녹취록 일부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녹취록(음성변조)]
김 모 중령 : ″무슨 권한으로 기록 송부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유족 측 변호사 : ″제가 지시를 했습니까, 명령을 했습니까?″
김 모 중령 : ″안 된다고 하셨잖아요, 지금″
유족 측 변호사 : ″아니, 유족 요청으로 안 된다고 할 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김 모 중령 : ″목소리 높이지 마세요. 지금 뭐예요 당신은?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또 수사대장인 김 모 중령이 유족들에게는 어머니 아버지라고 호칭을 하면서도 퇴장을 하다 유족 측이 듣는 앞에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센터는 주장했습니다.
[녹취록(음성변조)]
김 모 중령 : ″어머니 아버지, 죄송한데 저 가볼게요.″
유족 측 변호사 : ″가세요. 가세요.″
김 모 중령 : ″나중에 문제를 제기하시려면 저희한테 제기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XX…″
유족 측 변호사 : ″욕하는 거 봐라 저거?″
<지금 서로 감정이 조금 그래서 그럴 수 있는데, 부족할 수 있는…>
유족 측 변호사 : ″XX 했습니다. 그렇죠? 그렇죠?″ (네)
이후 군사경찰은 설명회 다음날인 지난 8일 군검찰로 사건기록을 송부하고 유족에게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이와 관련해 ″김 중령을 즉시 수사대장직에서 해임하고, 유가족 요구에 따라 군사경찰은 보강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망 사건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열린 수사설명회인데, 군사경찰이 유족 의견을 무시하며 중간에 퇴장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