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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정부가 의과대 평가마저 무력화" 용산서 집회

입력 | 2024-10-03 15:53   수정 | 2024-10-03 15:53
의과대학 교수들이 대통령실 인근에 모여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기 위해 의대 평가와 인증을 무력화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오늘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장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분명 의대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의평원에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평원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의평원은 의대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라며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평원 무력화와 의대 부실화를 초래하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밝혀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은 ″정부는 2천 명이라는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의 의대 증원으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불가능해지자 의평원 무력화를 통한 후진국 수준의 의사를 양산하려 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최초로 교수들이 모이는 집회이자 우리의 투쟁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찰 추산 350명, 주최 측 추산 500명 넘는 교수들이 나온 결의대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 정부에서 연구개발 예산을 정상화하려는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막고 끌어내고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들은 압수수색의 대상이 됐다″며 ″그러더니 이제는 의학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는지 평가하겠다는 의학교육평가원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 의원은 ″아무리 의사가 늘어도 의료 수준이 추락해 의료사고가 더 생기게 되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실력이 부족해도 의사 고시를 통과할 수 있게 되면 결국 가장 큰 손해는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의대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 등에 의평원이 불인증 전 의대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의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대규모 의대 인증탈락으로 무리한 의대 증원의 과오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의평원을 무력화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