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승혜

서울의대 다음은 연대의대?‥"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어요"

입력 | 2024-10-04 12:27   수정 | 2024-10-04 14:51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교육부 오늘 전국 의대 총장 소집‥′휴학승인′ 도미노확산 막아라</strong>

서울대 의대가 지난달 30일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처음으로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했습니다. 의대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지도 벌써 7개월이 지났고, 9월 개강한 2학기 수업도 안 듣고 있는 상태에서 1학기 휴학을 뒷북 승인한 겁니다. (특히 1학년의 경우, 2학기 등록인원은 0명입니다.)

학생은 휴학을 신청했고, 수업에 안 들어오고, 학교로서는 뒤늦은 현실 인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요구해 온 교육부는 발끈했습니다.
이례적으로 12명의 감사단을 서울대에 파견했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강하게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교육부가 전국 의대 총장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온라인 회의를 소집했는데, 다른 대학들에게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말고 철저한 학사 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연세대 의대 ″휴학 승인 불가피‥조만간 결정″</strong>

도미노처럼 휴학 승인이 확산될까 일종의 군기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의대 교수들의 생각은 달라 보입니다.
서울대 의대에 이어 연세대 의대도 곧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이미 5월 교수회의에서 ′휴학 승인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였고 의대생들에 대한 휴학 승인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연세대는 서울대 의대와 달리 학칙상 휴학 승인권이 총장에게 있어서 그 절차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의대들은 아직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일부 사립 의대는 ″이번 달까지 학생 복귀 상황과 다른 대학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휴학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학생이 수업을 안 받았는데 어떻게 진급하나? 그런 의사에 진료받고 싶나?″</strong>

교육부는 휴학을 인정할 수 없다지만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7개월이 지났는데 무슨 수로 1년치 교육을 지키느냐, 이제는 학생들이 돌아와도 교육 시킬 물리적 시간이 안 된다″는 겁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오늘 SBS 라디오에 출연해 ″개별 사유 없이 무작정 휴학하겠다고 하는 건 휴학이 아니고,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건 교육자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 ″의대 교육을 정말 1도 모르니까 하는 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수업을 그렇게 해서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는 의대생들이 도대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게 놀랍다″면서 ″국민들의 눈높이와도 맞지 않는 이야기인데 제발 정신 좀 차리셨으면 좋겠다″고 일갈했습니다.

<i>″휴학을 승인 안 하면 수업을 하나도 안 받은 의대생들을 진급시키라는 건데, 이게 말이 됩니까?
교수들은 그건 못 합니다.

진짜 한 과목 시험 ′펑크′나도 유급해서 다시 한 학년을 공부해야 하는 게 의대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최소한 제가 대학 다닐 때 전후해서 30년을 그렇게 해 왔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유급하면 다시 공부해 왔는데 이걸 다 무시하고...

한 과목도 아니고 전 과목을 7개월 넘게 하나도 안 배웠는데 진학시키라고요?
그건 말도 안 됩니다.

만약 휴학을 승인 안 해주면 유급이 불가피하고, 유급은 두 번 하면 쫓겨나는 거기 때문에 유급을 시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본인들이 휴학 의사를 밝혔는데 휴학을 허용해 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거거든요.
그게 국가가 할 일입니까?″</i>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사과 아니라고? 그런 줄 알았다″</strong>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최근 사과는 정책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것″이라는 장상윤 사회수석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그런 줄 알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i>″사과의 기본은 잘못된 것, 그러니까 어떤 일이 일어났고 뭐가 문제였는지 인정하고 거기에 대해서 잘못됐다고 하고, 그다음에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있어야 하는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에는 이 모든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게 무슨 ′사과′입니까? 사과가 아니라고 하니 뉴스 제목 다 바꾸셔야 되요.
사과 맞습니까, 그게?″</i>

강희경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풀고자 한다면 정부가 먼저 단일안, 아니 하나의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i>″의제 열어놓고 대화하자고 하고 그다음에 나와서는 아니라고 하고..
정부의 입장이 이전과 달라졌나 싶으면 다른 사람이 나와서 다른 말을 하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i>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오늘도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2026년 의대 정원도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의정갈등이 ′의대 휴학 승인′ 문제로 더 꼬이지나 않을지...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