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수한

'삼성 불법 합병' 소송서 박근혜 왜 뺐나?‥연금공단 "인과관계 부족"

입력 | 2024-10-18 17:12   수정 | 2024-10-18 17:13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 ′불법 합병′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데 대해 ″법리적 검토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오늘 국회 국정감사에서 ″법무팀이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과 여러 상의를 하고 면밀히 검토한 결과, 법률적 판단에 의해 박 전 대통령을 소송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충분한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것이 법무법인의 입장″이라며 정치적 고려나 외압에 따른 결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단 측은 ″법원이 이재용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그룹 승계와 관련한 묵시적인 청탁을 했음은 인정했으나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특정한 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합병 과정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사실은 법원에서 인정된 바 없으므로 관여 사실이 인정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금이사, 삼성 관련자 등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것이 법리상 타당하다는 겁니다.

공단 측은 ′국민연금 손실액을 왜 산정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엔, 기업실적 등 당시 여러 요소들 때문에 합병만으로 인한 손익을 산정하긴 어렵다며 불충분한 근거로 과다한 손해액만 주장할 경우 오히려 법원에 불리한 심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지난달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법 합병 과정에서 입은 피해를 돌려달라′며 이재용 회장 등을 상대로 뒤늦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청구 대상에서 빠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삼성물산 주식 3주당 제일모직 주식 1주의 비율로 합병이 이뤄지면서 삼성물산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막대한 손해를 봤는데, 향후 ′국정농단′ 수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