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조희원
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본격적으로 심리합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의 심리 불속행 기각 기한은 오늘 자정인데, 사건을 맡은 대법원 1부는 통상 업무시간인 오후 6시까지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원심 결론을 그대로 확정하지 않고, 이 사건의 법률적 쟁점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의 주요 쟁점은 최 회장의 SK 지분이 ′특유재산′인지 여부입니다.
선대 회장에게서 상속·증여받은 특유재산일 경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노 관장 측은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입장이지만, 최 회장 측은 원고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으로 인수한 것이므로 명백한 특유재산이라는 입장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도 핵심 쟁점입니다.
실제 SK에 유입됐는지, 그것이 그룹 성장에 영향을 줬는지가 관건인데, 2심은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토대로 SK가 이 돈을 토대로 성장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자금의 전달 시기나 방식은 특정하지 못했는데, ′실체가 없는 비자금 유입′ 인정 여부를 대법원이 다시 검토하게 됐습니다.
이 밖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의 뇌물에서 출발한 ′300억 비자금′이 1조 4천억 원대 재산으로 불어나 대물림됐다는 점에서, 사회 정의에 들어맞는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에 대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식 소송에 돌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12월, 노 관장이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고,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 최 회장이 위자료 1억 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 원을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는 5월, 양측 합계 재산을 약 4조 원으로 보고 그중 35％인 1조 3천808억 원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주라며 재산분할 액수를 대폭 상향했고 20억 원의 위자료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