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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 칸영화제 초청 ‘0편’…12년 만의 초유의 결과

입력 | 2025-04-11 17:42   수정 | 2025-04-11 17:43
올해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 한국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공식 초청받지 못했다. 경쟁 부문은 물론 비경쟁 부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주목할 만한 시선, 칸 프리미어 등 모든 주요 섹션에서 한국 영화가 제외되면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초청작 ‘0편’이라는 초유의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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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간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 명단을 발표했다. 매년 1~4편씩 꾸준히 초청되던 한국 영화가 올해는 단 한 편도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영화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왔던 한국 영화의 존재감이 칸에서는 일시적으로 멈춰선 셈이다.

출품된 작품은 있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연상호 감독의 '얼굴',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 김병우 감독의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이 출품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초청작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 역시 경쟁 부문 진출에 기대를 했으나 현재 후반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출품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영화가 칸 경쟁 부문에 마지막으로 진출한 것은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한국 제작사가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였다. 이로써 한국 영화는 3년 연속 경쟁 부문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경쟁 부문뿐만 아니라 지난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처럼, 다른 섹션에서도 한 편쯤은 초청되던 흐름이 올해는 완전히 끊긴 모습이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는 칸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등 다양한 감독들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세계적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201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올해의 부진은 매우 충격적이다. 최근 공개된 백상예술대상의 영화부문 후보 발표를 놓고도 '이렇게나 작품도, 배우도 없냐'는 영화계 안팎의 한탄이 짙었다. 칸영화제는 예년에도 공식 발표 이후 일부 초청작을 추가로 공개한 전례가 있어, 한국 영화의 추가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핑크빛 전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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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24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작품으로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누벨 바그',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피니시언 스킴', 켈리 레이카트 감독의 '더 마스터마인드', 아리 애스터 감독의 '에딩턴' 등이 초청을 받았다. 유럽에서는 노르웨이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센티멘털 밸루', 프랑스의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알파', 벨기에 다르덴 형제의 '더 영 마더스 홈' 등이 경쟁작으로 선정됐다.

비경쟁 부문에는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초청됐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초의 성과인 동시에 톰 크루즈가 레드카펫에 오를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린다. 심사위원장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