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서유정

기자 질문은 '읽씹'‥갑질 의혹 장관에는 자발적 업무 보고?

입력 | 2025-07-23 11:08   수정 | 2025-07-23 18:15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 ■ 장관 지명되자마자 총동원된 여가부 대변인실?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여성가족부 출입 기자 등록을 한 지 사흘 만에 500일 넘게 공백 상태던 여가부 수장, 장관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지명됐습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여가부는 강 후보자의 지명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기자단에게 공지 메일을 보냈습니다.

1)후보자 사진은 어제 프로필과 함께 배포해 드린 사진을 활용해 달라

2) 후보자는 박사 학위 <b style=″font-family:none;″>수료</b>가 아닌 박사 학위 <b style=″font-family:none;″>취득자</b>로 박사 학위 <b style=″font-family:none;″>수료로 표현되지 않도록 해달라</b>는 요청이었습니다.

메일 수신 시간은 오전 9시 20분.

거의 여가부 업무 시작과 동시에 발송된 내용을 보고, 새 수장을 맞기 위해 여가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뒤인 오전 10시 20분, 강선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한다는 단신을 하나 썼습니다.

앞서 여가부가 요청한 사진을 첨부하지 못한 채 기사를 출고해, 기존 사진이 인터넷 기사에 반영됐습니다.

여가부 대변인실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진을 바꿔 달라는 거였습니다.

바로 처리를 했습니다.

이틀 뒤,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첫 출근했습니다.

출근하면서 기자들 앞에서 밝힌 포부를 단신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여가부 대변인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마지막 문단에 기자단에서 워딩 속기가 잘못된 부분이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성평등 분야 정책의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기자단이 초기 받아 쓴 워딩은 <b style=″font-family:none;″>″그런 우려도 잘 듣도록 하겠습니다″</b>였지만, 강 후보자는 <b style=″font-family:none;″>″그런 우려 없도록 잘하겠다″</b>고 답해 기자단 간사가 워딩을 수정했으니 반영해 달라는 겁니다.

크게 문제가 돼 보이진 않았지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틀 동안 강 후보자에 대해 쓴 달랑 단신 두 개에 모두 사소한 지적(?)을 받고 나니 아직 장관 임명이 된 것도 아닌데, ′대변인실이 총동원돼 기사를 모니터링 하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연락을 준 대변인실 관계자에게 ″고생 많으십니다″란 문자를 남겼습니다.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 ■ 갑질 의혹엔 ′읽씹′‥정례브리핑도 서면 대체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인사청문회를 닷새 앞둔 지난 9일, 보좌진에 대한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이 언론을 통해 폭로된 겁니다.

보좌진에게 집안 쓰레기를 버리게 하고, 변기 수리를 맡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강 후보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바로 다음날 거짓이란 게 드러났습니다.

보좌진과의 대화에서 강 후보자가 물이 새는 걸 살펴봐 달라고 말하고, 보좌진이 수리를 했다고 답한 부분이 언론을 통해 확인된 겁니다.

이튿날, 여가부에서는 정례브리핑이 열렸습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반, 정부서울청사 본관 18층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브리핑입니다.

당연히 기자단에서는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여가부 대변인실은 ″후보자가 기회가 되면 청문회에서 다 말씀을 드리겠다는 게 입장이다. 저희 입장에서 더 말씀드릴 게 없다″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답은 아니라도, 여가부 입장은 최소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인 지난 14일 열린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

갑질 논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강 후보자의 해명은 이랬습니다.

″택배 상자나 전날 먹고 남은 음식을 차에 갖고 탄 적이 있다″며, 차에 놓고 내린 걸 보좌진이 버린 거 같다는 해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현관 앞에 박스를 내놨으니 지역구 사무실 건물로 가져가 버리라″고 지시를 한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겁니다.

청문회에서까지 거짓 해명을 하다 들통이 난 셈입니다.

이후 ′보좌진에게 이삿짐을 나르게 했다′, ′갑질 의혹을 제보한 보좌진에게 법적 조치를 취했다′ 등의 의혹이 추가로 터지며,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곳곳에서 강 후보자의 사퇴 압박이 커졌습니다.

대통령실조차 임명을 고심하는 듯해 보였습니다.

이때 강 후보자의 거취를 묻고 싶어 여가부 대변인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받지 않았습니다.
뭐가 궁금한지 ′문자′를 달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물었습니다.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있는지″, ″출근은 하고 있는지″, ″자진 사퇴할 경우 바로 기자단에게 공지가 되는지″.

답은 없었습니다.

부재중 전화에 문자를 남겨 달라 해 놓고, 질문을 하니 그냥 무시한 겁니다.

후배 기자가 비슷한 질문을 하고 연락을 했지만 역시 회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늘상 목요일이면 열리던 오프라인 정례브리핑마저 지난주에는 갑자기 서면으로 대체됐습니다.

이유는 ′대변인 일정 때문′이었습니다.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 ■ 기자 질문 의원실에 보고?‥대답 없는 여가부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그리고 어제 오후, 강 후보자가 현재 ′여가부의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불발돼, 임명 절차가 삐그덕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보고가 이뤄진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논란이 없는 장관 후보자라면 순조로운 업무 진행을 위해, 사전에 보고를 받는 게 어찌 보면 성실함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 후보자는 전방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여기서 더 의아한 건, 강 후보자의 거취를 묻는 기자의 물음에는 대답 없는 여가부가, 정작 후보자와 소통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강 후보자의 입장이 어떤지 한 줄 정도는 회신을 줄 수 있는 거 아니었을까요?

다시 대변인실에 문의를 남겼습니다.

′업무 보고가 이뤄지고 있는 건지′, ′기자의 질문에 회신이 없는데 우리의 일은 질문하고 취재하는 일이며, 대변인실은 이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놀랍게도 회신이 온 건, 대변인실이 아닌 강선우 의원실 비서관이었습니다.

′대변인실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업무 보고를 받은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작 기자가 질문한 건, 대변인실인데, 대변인실은 기자에는 묵묵부답이고, 의원실에 보고한 겁니다.

비서관에게 오보냐 물었습니다.

″그렇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먼저 보고를 하러 오겠다고 했지만 의원님이 거절했다″, ″오늘도 온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의문이 생겼습니다.

강 후보자가 요청을 한 게 아닌데 여가부가 자발적으로 업무 보고를 하러 국회를 찾아가겠다고 했다는 건가?

재차 물었습니다.

″여가부가 먼저 오겠다고 한 게 맞냐?, ″아직 임명도 되지 않은 장관인데 업무 보고를 하러 온다고 한 거냐?″, ″어느 부서냐?″

전화를 받던 비서관은 다소 당황스러워하는 듯했습니다.

말이 바뀌었습니다.

″나도 잘 모른다″, ″인사청문회 후 휴가를 내고 출근을 했다 안 했다 한다″ 이런 대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부서에서 업무 보고를 하러 온다고 한 건지에 대해 여가부에 확인하라 했습니다.

다시 여가부 대변인실에 연락을 했습니다.

″여가부에서 먼저 강 후보자에게 업무 보고를 하러 온다고 했고, 후보자가 거절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하고 물었습니다.

두 명에게 문자를 남긴 시간은 어젯밤 9시와 9시 13분.

하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답은 없습니다. 또 대답 없는 여가부를 경험했습니다.

한 달 남짓 여가부를 출입하며 느낀 기자의 소소한 푸념일지 모릅니다.

장관 후보자의 사진, 이력 보도에는 빠르게 반응하면서 왜 정작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후보자의 인격 논란, 거취 문제 등에는 반응이 없는 걸까요?

내일 정례브리핑은 정상적으로 진행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