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준희

김용현 측 "비상입법기구 메모, 김용현 작성‥국회 대체 아냐"

입력 | 2025-01-21 04:53   수정 | 2025-01-21 04:53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넨 ′비상입법기구; 쪽지에 관해 ″메모 작성자는 김 전 장관″이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어제 언론 공지를 통해 ″비상입법기구는 헌법 제76조 제1항 긴급재정입법권 수행을 위해 기재부 내 준비조직 구성과 예산 확보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라며 ″국회 대체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단은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국회가 완전 삭감한 행정 예산으로 인해 마비된 국정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명령 및 긴급재정입법 권한′ 행사를 대통령에 건의했고, 대통령이 기재부 장관에게 이를 준비하고 검토하라고 준 것″이라며 ″국회 대체 입법기관 창설이라는 것은 민주당의 ′내란적 상상력′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최 권한대행에게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 충분히 확보해 보고할 것, 국회 관련 각종 보조금·지원금·임금 등 현재 운용 중인 자금을 포함해 완전 차단할 것, 국가 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 등이 기재된 문건을 건넸다고 적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국헌문란 목적이 있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주관한 차은경 부장판사가 ′비상입법기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계엄 선포 이후 비상입법기구를 창설할 의도가 있었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이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서 ″비상입법기구를 제대로 할 생각은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비상입법기구에 대해 침묵하던 김 전 장관 측이 윤 대통령이 영장 심사에서 비상입법기구에 대한 판사의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하루 만에 이런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해명 시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