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손하늘

대형 수송기 옆 '반쪽' 패트리엇‥한반도 '뉴 노멀'과 자주국방

입력 | 2026-03-12 09:09   수정 | 2026-03-12 09:57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 ′초대형′ 수송기 옆 ′반쪽′ 패트리엇‥오산기지에 무슨 일이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어제(11일) 오후,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는 C-5M ′슈퍼 갤럭시′ 수송기 1대가 계류 중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C-5M은 미군이 운용하는 수송기 가운데 가장 큰 기종으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요격탄을 1백 발 이상 운반할 수 있습니다. C-5M의 오산 기착 자체부터가 이례적인 일입니다.

오산기지 한편으로는 중·저고도 방공체계 ′패트리엇′이 식별됐습니다. 신형 PAC-3와 기존형 PAC-2를 통합한 발사대들입니다. 그런데 PAC-3 요격탄은 4발, PAC-2는 단 1발만 탑재돼 있었습니다. 통상적인 ′패트리엇′ 운용 방식과는 달리, 요격탄의 절반이 어디론가 분리된 것입니다.

오산기지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수송기가 4~5대씩 계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7일 하루에만 C-17 수송기 5대가 줄줄이 이륙했습니다.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거쳐, 일부는 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 공군기지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알다프라 기지는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된 곳으로, 일대를 지키기 위해 방공무기가 계속 소모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일부를 중동으로 차출하는 작업도 본격화됐습니다. 지난 3일 새벽, 사드 발사대 차량 6대가 주한미군 성주기지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미국은 발사대 6대로 구성된 사드 1개 포대를 한반도에 배치했는데, 발사대 전부가 기지 바깥으로 빠져나간 것입니다.

반출된 발사대는 C-5M 수송기가 계류 중인 오산기지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오산기지에서 요격탄만 내려놓고 성주기지로 다시 복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발사대 1대에 8발의 요격탄을 탑재할 수 있는 만큼, 최대 48발의 요격탄을 차출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고성능 X밴드 레이더와 교전통제소는 반출되지 않은 채 계속 성주기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 극한 갈등·중국 보복 감수했는데‥미국 측 ′통보′에 차출?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패트리엇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에도 차출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주한미군 물량 외에도 우리 국군 역시 패트리엇을 운용합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요격률을 자랑하는 국산 방공체계 ′천궁-Ⅱ′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드까지 차출되고 있다면 상황이 좀 달라집니다. 최고 150㎞ 상공의 최상부 대공방어는 대체가 불가능할 뿐더러, 10년 전 극한의 사회적 갈등과 중국의 외교적 보복을 감수하면서도 들여왔던 방공체계이기 때문입니다.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한중관계가 나름 발전했다고 하는데도, 당시 중국이 발동한 한한령(한류 금지령)은 여전히 해제되지 않고 있습니다.

성주기지 인근에서는 여전히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크고 작은 시위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당장 ′사드철회평화회의′는 성명을 내고 ″입이 마르도록 떠들던 ′대북 방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이 사라졌다″며 ″반출된 발사대들의 재반입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남은 장비들까지 철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 측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만큼 방공무기의 충분한 확보가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공무기 반출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다″며 ″다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우리에게 주한미군 무기 차출 방침을 사실상 통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어느 방공체계가 언제 얼마큼 빠져나갈지 적극 개입할 수 없는 겁니다. 다만 반출이 결정되면 곧바로 인지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군 당국은 주한미군의 병력 감소나 영구적 장비 이전이 아닌 상황인 만큼, 상호 통보로 갈음할 수 있다고는 보고 있습니다.

한반도 다층 방공망 체계에 구멍이 뚫린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다만, 요격탄 재고 일부가 차출된들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군 소식통은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 전력과 미측 시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는 전력이 빠져나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대북 억지력에 문제가 생기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전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도 ″한국 내 방공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 대비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연합운용 강화나 다른 방식의 보완조치를 병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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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동 전쟁이 길어질 경우입니다. 지금까지는 주한미군의 군수물자 일부를 차출하는 데 그쳤다지만, 장기화되면 방공체계 전체가 차출되거나 우리 국군에도 군사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군사적·비군사적 지원 요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계획에, 이번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 대통령은 ″국제질서의 영향에 따라 외부의 지원이 없어질 경우에도, 우리는 자체적으로 방위할 수 있는 자주국방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작권 환수의 당위성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동시에, 한미 간 평가·검증 절차가 이번 사태로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주한미군의 무기 차출이 우리 안보에 영향을 얼마큼 주는지는 의견이 갈리는 만큼 별론으로 하더라도, 한반도 배치 전력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음은 이제 상수가 됐습니다. 가뜩이나 지난달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훈련과 미중 전투기 대치 사태 등으로 ′전략적 유연성′ 강화는 이미 현실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국산 무기체계 성능이 세계적 반열에 올라서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작업이 속도를 내는 시점에 돌발적으로 터져나온 ′뉴 노멀′이라, 대비할 여유가 아직은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주한미군 전력의 차출과 한반도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미국과 적극 협의하는 동시에, 방공체계 상당수 반출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가정하고 자주국방 역량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손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