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유서영
사기 범행을 위한 가짜 투자 인터넷 사이트라도 매매가 이뤄지는 듯한 모양새를 갖췄다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시장이므로 무허가 개설을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최근 주식 리딩방 투자사기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모 씨 상고심에서 원심의 자본시장법 위반죄 부분 판결을 깨고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김 씨는 중국인 총책을 정점으로 하는 리딩방 투자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해 투자자 62명에게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84억여 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코스닥 등 주가지수를 연동시킨 허위 투자사이트를 개설한 뒤 자금 액수를 조작해 피해자들이 수익을 낸 것처럼 꾸민 뒤, 피해자들이 수익금을 출금하려고 하면 세금이나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재차 돈을 송금받고선 사이트를 폐쇄하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습니다.
자본시장법 373조는 거래소 허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때 금융투자상품시장은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하는 시장이라고 규정합니다.
2심은 나머지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투자 사이트는 피해자를 기망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에 불과하고,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 매매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금융투자상품시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증권 등 매매가 실제로 이뤄진다고 인식할 만한 외관을 갖춘 시장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매매가 실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이뤄지는 듯한 외관을 갖춘 시장을 개설해 투자자를 기망하는 경우, 형사 제재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