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이상열
임진왜란때의 귀무덤 400년만의 귀환[오광섭]
입력 | 1990-04-22 수정 | 199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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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때의 귀무덤 400년만의 귀환]
● 앵커: 임진왜란 때 왜군들은 수많은 조선인들을 살육하고 귀와 코를 잘라가 무덤을 만들어 놓고 전쟁 승리의 자랑거리로 삼았습니다.
왜군들의 야만성을 말해주는 이 귀 무덤 원한들을 4백년 만에 우리 땅으로 모셔오기 위한 큰 행사가 오늘, 교토에서 거행됐습니다.
교토에서 오광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특파원: 임진왜란 때 왜군들에게 무참히 살육당하고 귀까지 잘려와 적국 땅에서 방황하던 우리 선조들의 원한들을 우리 땅으로 모셔가기 위한 한,일 양국 합동 위령제를 올리고 있는 교토의 귀 무덤입니다.
처연한 독경 소리가 무궁화와 태극기가 만발한 귀 무덤 땅 속까지 울려 퍼지면서 조선 병사와 양민 12만 6천명의 원귀들을 진정시키고 위로했습니다.
조상들의 영령을 4백년 만에 모셔가는 위령 대법회는 한국 측 스님들과 5백여 명의 불교 신도, 그리고 침략과 약탈의 역사를 참회하는 뜻에서 일본의 스님, 불교 신도들이 대거 참불해 부처님의 자비 광명으로 평안히 잠들기를 합장했습니다.
풍신수길의 왜군들은 조선을 침략하면서 살상한 조선 병사 양민들의 귀와 코를 잘라와 전승의 증표로 이 귀 무덤을 만들어 놨습니다.
타국 땅에서 떠돌던 우리 선조들 원혼들의 고국 땅으로의 봉환은 한 스님의 발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삼종 스님: 4백년을 그 이국 하늘에서 아니, 그 위총이라는 감옥 속에서 체형생활을 하고 계시던 그 어른들을 조국에 모셔서 호국 영령으로 우리가 받들어야 되겠다, 우리 손으로 이루어야 되겠다 하는 생각으로 이번에 그 영령들을 모시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 특파원: 속국 일본 땅에서 울부짖던 영령을 모신 위패는 귀 무덤의 흙, 일본 측에서 보내는 천마상과 함께 내일 부산의 동명불헌에 모셔져 치욕의 역사 교훈을 일깨우는 증거물로 보존됩니다.
교토에서 MBC뉴스 오광섭입니다.
(오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