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앵커: 엄기영,백지연
소련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공산당 전당대회 관련 회견[박노흥]
입력 | 1990-07-04 수정 | 199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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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고르비 회견]
●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4일 MBC뉴스데스크 입니다.
첫 소식입니다.
모스크바에서 제 28차 공산당 대회를 취재 중인 MBC특별 취재 팀은 오늘 오전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나 사흘째를 맞고 있는 이번 공산당 대회에 대한 평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무슨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열리는 소련 공산당 대회는 그 결정이 곧바로 세계사를 바꿔왔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공산당 대회를 통해서 스탈린의 죄악을 폭로하는 탈 스탈린 시대를 개막하기도 했고 또 4년 전인 제27차 대회에서는 지금의 탈 냉전시대를 오게 한 고르바초프의 야심적인 페레스트로이카 계획이 발표가 됐습니다.
신사고의 세계적 지도자, 고르바초프와의 회견은 그런 맥락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오늘 고르바초프와의 회견, 박노홍 특파원이 보도해 드립니다.
● 특파원: 소련 국내에서 일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세계의 관심을 끌며 개막된 제28차 소련 공산당 대회가 사흘째를 맞았습니다.
대회 개막 전부터 보수파와 개혁파 양측 모두로부터 서기장 직 사임 문제 등을 놓고 신랄한 비판을 받아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대회 이틀간의 성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당내에서 일고 있는 여러 목소리가 오히려 소련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그러나 좀 더 나은 소련 연방 건설을 위해서 각자가 혼자만의 주장은 자제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 내 생각에는 두 가지 이상의 견해가 있다고 본다.
당 대회는 모든 공화국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이번 당 대회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보편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바로 이런 여러 목소리들이 소련 사회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국가의 장래를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는데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 모든 대의원들은 당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진로를 찾기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도 강력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모든 생각들이 나아갈 길을 찾는데 실제로 활용이 되었으면 좋겠다.
● 특파원: 대회 개막 1주일 전에 소련에 도착한 뒤 의무성과 계속 접촉을 시도해 크레뮬린궁 내의 대회장 출입 카드를 발부 받은MBC 취재 팀은 사흘간을 끈질기게 기다린 끝에 지난 3월 15일에 이어 두 번째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당원증과 출입증을 교환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경호원의 제지를 무릎 쓰고 어렵게 접근해 마이크를 들이대자 고르바초프는 비교적 자세히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때 위층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던 각국 기자들이 다 몰려들었고 승용차를 타기 위해 회의장 밖으로 나가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때마침 쏟아진 강한 소나기 속에서 지나가던 관람객들까지 합세하자 식사를 포기하고 회의장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어려운 정책 입지 가운데서도 지도자로서의 권위와 실속을 다 차지하려는 고르바초프의 여유를 잠시나마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모스크바 특별 취재반입니다.
(박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