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앵커: 엄기영,백지연
소련 공산당 전당대회, 보수파.개혁파 대립 표면화[양현덕]
입력 | 1990-07-04 수정 | 199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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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협대립 표면화]
● 앵커: 고르바초프도 시인했습니다마는 사흘째로 접어든 소련 공산당 전당 대회는 보수파와 개혁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 되고 있습니다.
오늘 논의된 내용을 특별 취재반의 양 현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양 특파원: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던 보수파와 개혁파간의 첨예한 대립이 대회 3일째인 오늘 드디어 표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보수 강경파의 지도자인 리가초프는 연설을 통해 일부 크레뮬린 동지들은 무모한 급진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개혁 정책이 수행된 지난 5년 동안 분별없는 급진주의와 즉흥주의로 얻은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리가초프는 또 공산주의가 모든 인민들을 단합 시켰으나 개인주의가 이를 분열 시켰다고 주장하고 개인영업의 허용을 반대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고르바초프의 개혁 노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반격에 나선 개혁파의 대표 자격인 세바르드나제는 소련이 동구권의 다당제 민주주의의 길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데 기여했다고 강조하고 강경 보수파의 비판을 받고 있는 자신의 개혁 정책을 강력히 옹호했습니다.
세바르드나제는 심지어 소련은 강력한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면서 군 예산의 25%를 삭감해야 한다고 까지 주장했습니다.
이들의 발언이 끝나자 입장을 달리하는 일부 대의원들은 회의장 밖으로 나와 서로 경론을 벌여 비교적 조용했던 전날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급진 개혁파인 민주 강령 측의 대의원들과 시민 2천여 명은 크레뮬린 궁에서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센츄럴 파크에 집결해 리가초프의 발언을 규탄하고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소련 공산당 정치국원의 절반이 가까운 숫자가 이번 대회에서 재출마를 포기해 정치국의 비중이 크게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바르드나제와 고르바초프의 측근인 아포볼레프가 사임할 뜻을 밝히고 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들 외에도 슬용코프 등 4명의 정치국원이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련 정부 관계자들은 정치국원들의 이 같은 대대적인 사임 의사 표명이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되고 정치국의 위상이 약화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소련 권력 구조에 일대 개편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MBC 뉴스 양현덕입니다.
(양현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