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엄기영,백지연
[카메라출동]악덕 사채업자 고발[홍순관]
입력 | 1990-08-16 수정 | 199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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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
● 앵커: 다음은 카메라 출동 순서입니다.
갑자기 돈이 급하게 되면은 일반 서민들, 문턱 놈은 은행 대신에 사채를 쓰게 된다는 경우가 자주 있게 됩니다.
그런데 사채업자 가운데는 아주 교묘한 수법으로 담보로 잡은 건물이나 개인택시 등 돈을 빌린 사람이 거의 평생 모은 재산을 빼앗아서 팔아넘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법 모르는 서민을 울리는 악덕 사채업자를 고발해 드립니다.
● 기자: 67살 이종천 할머니가 사채업자에 의해 5층짜리 건물에서 ?겨나고 있습니다.
44년 동안 양재학원을 어렵게 운영하면서 마련한 이 건물을 하루 아침에 뺏기게 된 할머니는 결국 실신했습니다.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몽땅 떼이고 길거리고 ?겨나게 됐습니다.
사채업자가 전기와 수도를 끊어버려 7개월 동안이나 눈녹인 물과 빗물을 쓰면서 불도 켜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로소 사채업자가 보낸 일꾼들이 세입자들에게 속옷이 찢겨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 세입자: 우리 이웃한테 이렇게 호스로 끌어다 먹는 것도 못쓰게 해요.
● 기자: 할머니가 건물을 뺏기게 된 사정은 이렇습니다.
모 상호신용금고에서 건물을 담보로 2억 원을 대부받았으나 이를 갚지 못해 이자가 2천600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자를 못 갚으면 경매에 붙여지게 될 형편이어서 할머니는 광화문에 있는 사채업자 막영석씨를 찾아가 연채이자를 갚아 경매를 사전에 막아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경매 전문가인 박 씨는 할머니에게 1억 3천만 원을 빌려간 것으로 영수증을 쓰게 한 뒤 신용금고 이자는 갚지 않고 엉뚱하게도 급하지도 않은 다른 채권자들의 빚을 자신이 직접 갚았습니다.
그러자 신용금고에서 경매에 붙였고 박 씨는 이를 기다렸다는 듯 시가에 절반도 안 되는 4억 5천만 원에 이 건물을 재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상이 할머니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할머니가 당초 경매를 막아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 박영석씨: 저는 그러한 약속 받은 적도 없고 돈 1억 3천을 해 달라고 해서 제가 그걸 소개해줬던 사실 뿐입니다.
● 기자: 그러나 할머니가 경매를 막을 목적이 아니었다면 왜 1억 3천이라는 거금을 그것도 사채업자에게 빌렸겠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못했습니다.
박 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이 할머니 말고도 수없이 많습니다.
박영석 사장으로부터 내가 당했다라고 말하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 있습니까?
● 택시 뺏긴 기사: 인천에 한 1O명 내외 있을 것이고요 부천사람들한테 이런 게 한 5-6명 되었어요.
● 택시 뺏긴 기사: 88년도 3월달엔가 차를 한번 뺏긴 일이 있어요.
● 기자: 개인택시 기사들이 박 씨에게 택시를 담보로 3-400만원을 빌려 쓴 뒤 이자를 제대로 못 갚으면 택시를 법원에 대여섯 차례 압류시키는 수법으로 2-3년 만에 2천만 원 3천만 원으로 불어나게 만듭니다.
빚은 못 갚는 기사들은 결국 박 씨에게 택시를 뺏기게 되며 박 씨는 이 개인택시 면허증을 2천만원 가량에 팔아넘깁니다.
법을 잘 모르고 돈이 급한 서민들을 교활한 방법으로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무실에는 건축회사 간판을 붙여놓고 사채업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던 박 씨는 피해자들을 계속 대면시키자 사채업자가 서울에만 천명이 넘는데 왜 자신만을 취재하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북한산 기슭의 호화주택에 사는 박 씨와 같은 사채업자들은 세무 당국에 의해 포착되기 전에는 사채업으로 인해 엄청난 소득을 올리는데도 불구하고 세금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박 씨에게 속아 전 재산을 뺏기게 된 이종천 할머니는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혀달라고 박 씨를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홍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