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상열

농촌 총각과 중국 연변 처녀 결혼[심원택]

입력 | 1990-12-22   수정 | 199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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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총각과 중국 연변 처녀 결혼]

● 앵커: 농촌 총각의 결혼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요즈음 경기도 파주에 사는 농촌 총각이 오늘 중국 연변의 교포 처녀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사회부 심원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용산에 있는 농협중앙회 서울시 지부 7층 강당입니다.

이곳에서는 우리의 농촌 총각 영농후계자와 만주 이민 3세 교포 처녀와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군에서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는 신랑 이용섭씨가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 있는 신부 정성실 양을 알게 된 것은 농촌 총각 짝 맺어주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윤기 한민족연구소장의 주선에 의해서입니다.

이번 혼약을 성사시키고 스스로 주례까지 선 이소장은 지난해 여름 농협 지회에 중매신청이 들어온 몇 명의 신상명세서를 들고 중국 연변을 방문 중 정 양을 알게 돼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두 사람 간에 다리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그러나 100년 가약을 맺기까지 많은 난관을 넘어야 했습니다. 신부 정 양의 아버지 정대현 씨는 이윤기소장을 한국에 성행한다는 인신매매범으로 오인하기까지 했습니다.

● 정대현 씨(신부 부친 중국교포): 딸을 키웠다가 한번 출가시켜서 이렇게 멀리 두면 여하튼 자주 못 볼까봐…….

● 기자: 주위의 반대와 서로 얼굴도 볼 수 없는 어려운 여건에서 시작한 이들의 사랑은 매주 한두 통씩 주고받은 편지와 엄청나게 쌓여가는 국제전화요금 고지서만큼이나 두터워졌습니다.

● 이용섭씨(신랑): 이국 만 리에서 저 하나 믿고 부모님을 떠나서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요, 마음고생 안 시키고 행복하게…….

● 기자: 오랫동안 가슴 설레며 기다렸던 결혼식을 치르고 마침내 부부가 된 이들 한 쌍은 하객으로 참석한 친지와 친구들의 짓궂은 농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마냥 행복한 표정입니다.

MBC뉴스 심원택입니다.

(심원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