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시위도중 숨진 성대 김귀정양 사인 공방[성경섭]

입력 | 1991-05-27   수정 | 1991-05-2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시위도중 숨진 성대 김귀정양 사인 공방]

● 앵커: 시위도중에 숨진 성균관대생 김귀정양의 사망원인을 놓고 경찰과 재야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김양이 시위 해산과정에서 시위대에 떠밀려서 압사한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에 김양사건 대책위원회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사회부 성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김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오늘 김양을 병원으로 옮긴 공주사대 4학년 김지훈군과 사고당시 현장 주변에 있었던 무랑루즈 스텐드바 종업원 26살 김장옥씨 등 목격자 5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했습니다.

김군은 오늘 참고인 진술에서 사고 당일 진압결찰을 피해 대한극장 맞은편 무랑루즈 스텐드바 골목에 피신하던 중 쓰러져 있는 김양을 발견하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병원으로 옮겼으며 김양이 경찰에 구타당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스텐드바 종업원 등 당시 주변의 목격자들도 시위대가 넘어지거나 김양이 업혀가는 장면 외에는 경찰의 구타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이 같은 목격자들의 말과 다시 진압상황 일지 그리고 김양 사체의 무릎과 입술 4군데 가벼운 외상만 있었다는 백병원 당직의사의 진술을 토대로 김양이 시위 해산과정에서 시위 군중에 떠밀려 압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이에 따라 김양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가리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사체 부검을 실시하기로 하고 유족과 대책위원회 측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양사건 대책위원회 측은 사고당일 경찰의 과잉진압 장면을 찍은 서울지역 대학 신문사 연합회 기자들의 사진을 증거로 김양의 사망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대책위원회 측은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경찰이 해산위주의 진압방식으로 바꾸겠다고 하고도 사건당일에도 시위대의 대로를 막은 채 무차별 최루탄을 쏘는 등 과잉 진압을 한 것이 김양을 숨지게 한 원인이라고 말하고 부검에 앞서 진압당시 상황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공안통치 분쇄를 위한 범국민 대책회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일 명동 집회와 다음달 2일 전국규모의 정권 퇴진을 위한 제4차 국민대회를 잇따라 여는 등 현 정권의 폭력성을 규탄하는 강도 높은 공세를 펴 나가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성경섭입니다.

(성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