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앵커: 엄기영,백지연
명동성당사태, 검찰 대필 본격수사[최일구 황석호]
입력 | 1991-06-24 수정 | 199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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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성당사태, 검찰 대필 본격수사 ]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그동안 시국사태의 핵으로 시선이 집중됐던 이른바 명동성당 사태가 38일 만에 오늘 사실상 끝나게 됐습니다.
검찰이 유서 대필 혐의를 두고 있는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 씨가 오늘 자진출두 형식으로 검찰에 검거됐고 또 농성을 벌이던 국민회의 대표 등 2명이 성당 측의 권유로 모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교회와 공권력과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던 이번 사건, 또 동시에 의혹이 길었던 사건이었던 만큼 공정한 수사 명명백백한 진상의 밝힘을 지금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최일구, 황석호 두 기자가 잇따라 보도합니다.
● 기자: 강기훈 씨는 자진출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강기훈 씨 결백주장: 저는 결백합니다.
결백하기에 당시부터 저희들은 떳떳한 자진출두의 기회 밖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 기자: 강 씨는 검찰 조사가 왜곡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묵비권을 행사한 뒤 법정에 가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 강기훈 씨 결백주장: 제가 검찰에 출두하는 것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 기자: 성명서를 낭독하던 강 씨는 한동안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으며 어머니 권태정 씨의 옆에 앉아서도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50여 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강 씨는 오전 9시 50분 학생들의 호위 속에 농성장인 문화관을 나섰습니다.
강 씨는 검거 직전 성당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강 씨는 7분 만에 성당 입구에서 미리 대기해 있던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뒤 소형버스에 태워졌습니다.
강 씨를 태운 버스는 20여 분만에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했습니다.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돼있던 강 씨는 보도진의 사진촬영이 끝나는 즉시 서울지검 구치감에 구속 수감됐습니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강 씨의 신변이 확보됨에 따라 김기설 씨의 유서대필 부분과 자살 배후 등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강 씨는 검찰의 심문에 자신의 이름만 말했을 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를 위해 단국대 민주동우회간사 김진수 씨 등 17명의 신병확보에 나섰으나 이들은 모두 행방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 뉴스 최일구입니다.
(최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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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진 한상열 대표와 이수호 위원장은 장기간 계속된 단식으로 탈진한 모습입니다.
경각실 명동성당 수석보좌신부는 병원 출발에 앞서 두 사람이 농성 중이던 문화관을 찾아가 입원을 권유했고 두 사람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성당을 떠났습니다.
● 경각실 신부: 생명보호라는 차원에서 요청을 했고 그 요청을 두 분이 받아주신 겁니다.
● 기자: 응급실에서 이들을 진찰한 병원관계자는 두 사람이 장기간 단식으로 인한 탈수 증세를 보이는 것 말고는 특별한 이상은 없으며 혈액과 소변검사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내일 중 입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집행할 예정입니다.
한상열 공동대표와 이수호 위원장이 오늘 명동성당을 떠남으로써 성당에는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동진 대변인 등 국민회의 관계자와 학생 20여 명이 남아있지만 국민회의는 사실상 명동성당에서 철수한 셈입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명동성당 주변에 배치한 병력 가운데 일부를 철수시키기로 했으며 나머지 농성자들도 성당 측의 의사를 존중해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황석호입니다.
(황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