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서커스 어린이 학대 수사[최일구]

입력 | 1991-10-14   수정 | 199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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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학대 수사 ]

● 앵커: 서커스 소녀 주희양에 대해 7년여 비인간적인 학대행위 오늘 이 상쾌한 월요일 아침은 어제밤 그 뉴스로 인해서 정말 답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21세기를 바라보는 이 문명사회에 어찌 그리 반인간적인 사건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루종일 시민들의 분노가 쏟아졌습니다.

새모이 같은 식사 그리고 계속된 매질로 이제 쪼그라들어 버린 주희양 자유는 찾았지마는 갈 곳이 없는 한글도 못 깨우친 주희양을 우리는 이 사회의 멍애로 지켜봐야만 합니다.

그 얘기를 들어야만 합니다.

수사 속보 등을 최일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심주희양이 4살때부터 7년동안 감금된 채 곡예훈련을 받아온 서울 성동구 송정동 심동선씨의 집입니다.

정원 안은 주희양을 감시하던 개들이 풀어져 있고 옥상에는 주희양이 생활하던 가건물이 있지만 잠금장치가 설치돼 작은 감옥을 연상케 합니다.

그나마 주희양이 이곳에서 잠잘 수 있는 시간은 단 2시간뿐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심씨의 매질이 기다리고 있는 곡예훈련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 심주희양(11): 잠도 2시간 밖에 못자구요 밥도 두끼 밖에 못먹거든요. 하루에 한번씩 때리고 그러니깐요 그냥 나왔어요.

● 기자: 지난 11일 새벽 야간업소를 탈출한 주희양의 몸에는 아직도 멍자국이 군데군데 남아있습니다.

키가 커지고 살이 찌면 인기가 떨어진다는 이유 하나로 하루에 두끼밖에 얻어 먹지못한 주희양은 11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7살 어린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 등 발육상태가 기형적입니다.

주희양은 국민학교 취학을 하지 못해 한글조차 깨우치지 못하고 있으며 탈출 이후에는 갈 곳을 잃은 채 경찰수사관의 집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심씨 부부가 주희양을 자신들의 외손녀 딸로 소개하고 밤무대에 나가는 것을 학원에 간 것으로 속여왔다며 분개했습니다.

● 동네주민 여1: 우리 손녀딸인데 딸이 많이 아프다.

그러면서 자기아버지는 미국에 유학가서 있고

● 동네주민 여2: 의자같은거 이렇게 올려놓고 가서 막 아무튼 타는 것도 하는거 보고 ..

● 기자: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구속된 심동선씨가 주희양을 자신의 호적에 올리기 전인 지난 81년에도 당시 7살짜리 남자 어린이를 심민우라는 이름으로 입적 시킨 뒤 곡예를 가르쳤으며 주희양과 민우군등 모두 4명으로부터 5억원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최일구입니다.

(최일구 기자)